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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사진 작가의 경계에 다가가다

삶의 기억 소설처럼 풀어낸 군립도서관 마지막 인문학
강연장 눈물로 꽃물들다

2021년 11월 18일(목) 10:15 [순창신문]

 

ⓒ 순창신문



신미식 아프리카 전문 사진작가가 군립도서관이 주관한 마지막 인문학 강연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9일 신 작가는 삶의 기억을 소설처럼 풀어내며 군민들을 사색과 인간 삶의 본질,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이날 인문학 강연은 군립도서관이 8월 말일부터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명사들을 초청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삶의 기술을 위한 인문학’으로 10회의 인문학 마지막 회차였다.
‘여행의 기억, 여행의 위로’라는 소제목으로 이날 강연을 시작한 신 작가는 “즐길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만약 가진 게 있다면 쓰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인권운동가 밥 딜론과 존 바에즈를 좋아하고, 아프리카와 부시맨(The SAN People)을 사랑한다. 그가 부시맨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08년이었다. 2만 년 전부터 그 땅에 살았던 부시맨이야말로 인류 기원에 가장 가까운 종족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세계를 다니면서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아픔을 함께한 그는 사진이나 사람이나 익숙해져야 친해지고, 친해져야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교도소에 있는 제소자, 암 선고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 그들이 신 작가에게 “포기하지 말라”며 자신들의 전 재산을 보내고, 죽음 앞에서 보내 온 마지막 편지를 그는 경험했다.
처음 사진작가가 됐을 때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 빚더미에 올랐다. 신용불량자로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았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사진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절망의 순간에 그에게 힘을 준 사람들은 제소자, 암환자 등 어둡고 소외되고 죽음을 앞 둔 사람들이었다. 그들로 인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신 작가는 아프리카로 떠났고. 그는 거기서 희망을 보았다.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어느 순간 그 절망 속에서 우연히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만났다. 대기업 삼성에 다녔고, 방송국과 신문기자를 역임했던 그가 사진을 하면서 빚더미에 오른 것. 험난한 인생을 살았던 그 한때가 이제 그에게는 약이 되고 경험이 되고 인생을 풍부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 순창신문





그는 간지있는 자신의 모습을 무척 아꼈다. 그가 마다가스카르를 만나 인생이 바뀌었고, 그에게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그 이상이다. 그는 지난 2013년 이후 아프리카에 4개의 도서관을 지었다. 아프리카에 5개의 도서관을 지어주는 것이 그의 꿈이었고, 그는 “아프리카에 5개의 도서관을 세울거야”라고 자신과 신에게 약속했다.
지난 2019년 아프리카 예가체프에 4번째 도서관을 세운 이후 그는 “아이들의 책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너무나 인간적이고 솔직한 그의 모습에 이날 강연을 듣던 주민들은 옆 사람 몰래 눈물을 훔치다 13남매의 막내로 살아 늘 할머니같은 어머니를 창피하게 여겼던, 그래서 지금은 세상에 없는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운 그를 보면서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지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신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준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을 지었을 때는 2층 도서관 건물이 그곳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곳의 아이들은 책을 보는 것도 신기한 데 그보다도 2층 높이에서 먼 곳의 풍경을 보는 것을 더 신기해했다.
신 작가는 “보여지는 게 있어서 아이들은 이제 꿈을 꿀 수 있다”며 “책을 통해 다양한 것을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은 언제나 되고 싶은 사람이 의사와 경찰과 군인과 선생이었다”고 덧붙였다. 그곳 아이들이 볼 수 있던 사람은 4개 직업군의 사람들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카드 광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빚을 청산하고 신용불량자 신세를 벗어났다. 신불 이후 그는 매년 5000만 원 기부를 약속했고, 아프리카 도서관 건립도 마지막 1개가 남았다.
좋은 사진이란 “내가 그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평범한 나를 특별한 나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사진을 찍을 때는 카메라가 아닌 사람을 먼저 배려해야 하며, “피사체에게서 감동이 오기 전에는 셔터를 누르지 마라”고 그는 강조한다.
여행을 통해 “내 안의 제한된 것들을 깨고”,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은 없으나,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은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좋은 사진은 “피사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익숙해질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 앞에 신 작가는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고 정의했다.
인문학적인 다양한 지식을 접어두고 오로지 자신이 경험한 삶의 기억으로 두 시간을 눈물바다로 만든 신 작가는 군립도서관 마지막 인문학 강연을 꽃눈물로 물들였다.
이날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본 조순엽 전 애향운동본부장은 “거짓없는 강연, 너무나 진실한 강연에 마음이 흡족했다”고 한껏 칭찬했다. 또 이날 서울에서 여행왔다 우연히 강연을 들었다는 유은제(58) 씨는 “사진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엄청 감동적이었다”며 “한 시간 동안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신미식 작가는 현재 강화도에서 부시맨과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개인 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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