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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1인 1악기로 행복지수 UP↑

최근 5년간 학교폭력 1건도 없어
교사·학생 협력 모델 빛나

2021년 10월 21일(목) 13:49 [순창신문]

 

매주 목요일 오후 3시가 넘으면 순창 북중학교에 웅장한 악기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매주 목요일이면 50여 명의 남중생들이 모여 저마다 잘할 수 있는 악기로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북중학교 오케스트라다. 화기애애하고 웃음꽃 핀 얼굴로 친구와 선후배를 만나 그간 못한 이야기도 나누고 음악 이야기도 하면서 행복지수를 올리는 시간이다.


ⓒ 순창신문




북중학교 오케스트라 ‘드림’
북중학교 오케스트라 ‘드림’은 김성범 교장에 의해 탄생했다. 해마다 12월이면 학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예능 발표회를 열고 있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어 뽐낼 수 있는 실력을 갖췄음에도 일반 무대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예능 발표 정도로 학교 무대에 설 뿐이다.
김 교장은 순창고등학교에서 평교사로 지내다 교감 진급을 한 후 지난 2013년 북중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쳤다. 학생들에게 “행복한 무엇을 안겨주고 싶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김 교장이 생각하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고, 또한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것을 가르쳐야 하는 그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요구되고 필요한 것은 ‘인성’이었고, 인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어야 하는 것은 행복이었다.
김 교장이 학생들에게 반드시 가르치고 싶었던 것은 “악기를 통해 인성을 가다듬고 스스로의 위안과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결론에도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악기를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유능한 강사를 영입하는 일 또한 간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장은 이 모두를 극복하고 지금은 149명의 전교생이 1인 1악기로 수준높은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1,2,3학년 중에서 실력이 좀 더 뛰어난 학생들은 드림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됐다.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된 학생들은 섹스폰과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플롯, 더블베이스, 통키타 등으로 ‘타이타닉’ 배경음악도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다.
김 교장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불만 없이 잘 따라줘 가능한 교육이었다”며 “학생들이 나중에 직장을 졸업하고 악기 하나씩 연주할 수 있게 된다면 삶의 행복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예술거점 북중학교, 힘들어도 해내는 게 중요
순창 북중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예술 거점학교로 지정 받아 오케스트라 등을 운영 중이다. 악기를 배우는 일이 쉽지 않아 처음에는 흥미를 갖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으나, 시간이 가면서 익숙해져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흥미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순창신문




학생들은 악기 교육을 통해 도전과 성취감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학생들이 하기 싫다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면 “교육이 아니다”고 말하는 김 교장은 “힘들어도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방과후에서 하는 학과수업을 과감히 없애고 악기수업으로 대체했다. 8년 전 처음 악기수업을 도입한 후 몇 년간은 1,2학년만 하다 이후 3학년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악기가 비싸 한 악기로 여러 학생들이 돌아가며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모습 앞에 김 교장은 죄짓는 기분이었다고. 몇 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모든 것이 해결돼 어려웠던 만큼 보람도 커졌다.
지난 14일 본지는 북중학교를 찾았다. 1학년 권성현 학생과 2학년 최하진, 정찬윤, 이승호 학생, 3학년 서현후 학생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솔직함 속으로~

1학년 권성현 학생

ⓒ 순창신문



지난 6월쯤부터 첼로를 배웠어요. 피아노와 기타를 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많아 첼로를 하게 됐어요. 하지만 좀 특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기도 해 첼로를 선택했어요. 줄마다 음이 달라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샵과 반올림 반내림 때문에 줄도 보아야 하고 왼쪽 손가락으로 코드도 잡아야 해서 많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첼로를 하면서 초등학교가 달랐던 친구들과 친해져서 좋아요. 첼로를 배우면서 서로 돕는 것도 배웠어요.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고 흥미도 없었는데, 조금 하게 되니 재밌어서 어떤 날은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는 첼로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친구들이 있는 학교가 좋고, 첼로를 친구들과 함께해 정말 좋아요.



2학년 최하진 학생

ⓒ 순창신문



원래는 섹스폰을 하고 싶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드럼을 배웠기 때문에 드럼을 하고 있어요. 드럼은 다른 악기와 달리 피아노와 베이스기타, 전기 기타와 함께 락밴드로 묶여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리도 안 맞고, 하모니가 잘 안 돼 웃기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다같이 하는 건데, 서로 소리가 안 맞으니 많이 어색했어요. 1학년 때는 반이 달랐던 친구들이라 친해지기 전이어서 더 소리가 안 맞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하모니도 있어 재밌어요. 곡 선택은 우리들이 직접하고 케이팝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곡해 연습해요.
악기로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를 연습하고 하모니를 만들어내면서 어느 순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잘하는 악기가 생기고, 자부심이 생기고, 아이들이 드럼 잘한다고 하면 뽐내고 싶고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장기자랑도 안 하고, 그래서 아쉽고, 언제 할 수 있을지를 마음속에서 손꼽아 기다려요. 노래 부르면서 행복해지고, 꿈은 하루하루 매일 바뀌어도 매일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가수도 되고 싶고, 연예인도, 감독도 하고 싶고, 티비에 나오는 것은 다하고 싶고….


2학년 정찬윤 학생

ⓒ 순창신문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악기 하나를 해야 한다고 하셔서 플롯을 했어요. 중앙초등학교를 다닐 때 2년 정도 플롯을 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플롯을 했는데. 초등학교 때는 여학생들이 있어서 쑥쓰러워서 눈치보다 편하게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더 잘되고,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친해지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아요. 강사 선생님들도 친절하게, 재밌게 가르쳐 주시고 일대일 레슨도 해주셔서 힘들지 않고 하는 게 좋아요. 가장 좋은 것은 친구들과 하모니를 이루는 게 듣기 너무 좋아요.

2학년 이승호 학생

ⓒ 순창신문



섹스폰을 처음 배울 때 소리가 안났어요. 악기는 배우기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공연을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오케스트라에서 다 같이 하는데 혼자만 못하면 많이 속상해지는데, 지금은 못한다는 소리는 안들어 다행이예요. 어떤 때는 악기 시간에 악기 말고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오케스트라를 나가고 싶을 때도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절대 못 나가게 하시니까요.

3학년 서현후 학생

ⓒ 순창신문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하기 때문에 기본 베이스로 박자를 맞춰주는 악기를 다루고 있어요. 원래는 기타를 배울려고 했는데 가위바위보를 져서 콘트라베이스를 맡게 됐어요. 처음에는 정말 배우는 악기가 생소해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배우면서 이 악기는 괜찮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기본을 깔아주는 악기이다 보니, 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하고 있어요. 지금은 유명한 곡들을 거의 연주할 수 있어요. 오케스트라에서는 어벤져스나 맘마미아, 태극기를 휘날리며 같은 노래들을 다 연주할 수 있어요. 악기를 다루면서 물건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역사를 좋아하고, 양식을 좋아해요. 후배들이, 친구들이 악기 배우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악기를 배운 뒤로는 악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 같고, 화나는 일이 생겨도 화가 잘 안나는 것 같아요.


ⓒ 순창신문



북중학교의 꿈
북중학교 학생들은 1학년에 입학하면 우크렐레부터 배운다. 악기에 대해 어색해하는 1학년을 위해서 매주 토요일마다 1학년 중심의 특강이 열린다. 북중학교는 전교생이 악기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 학교 분위기가 바뀌었다. 학생들이 변해가면서 학교도 변했다.
전교생이 악기를 다룰 수 있는 학교,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 인성을 우선시하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학교. 학생들이 경험하는 행복의 깊이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나눠주고 싶은 북중학교의 꿈은 지역 양로원 등을 찾아 외로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에게 하모니를 선사하는 일이다.

ⓒ 순창신문



북중학교 예술강사들이 창단한 앙상블 하랑
하랑은 지난 13일 학생들을 위해 올해 첫 공연을 했다.

이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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