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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한 권의 책의 힘

이서영 작가

2020년 01월 16일(목) 10:14 [순창신문]

 

ⓒ 순창신문



책이란 무엇일까.
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우리는 사는 걸까.
물론 그럼에도 책을 이미 잃어버린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지만 말이다.
1만 권의 책을 읽었다는 필자에게 그 1만 권을 시작하게 한 마중물이 된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일까?갑자기 궁금해져서 차분히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두 권의 책에 도달했다.
한 권은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다른 한 권은 로버트 존슨의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필자는 이 두 권의 책을 카프카의 도끼처럼,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의 망치처럼 만났다. 기존의 사고방식과 가치체계를 뿌리째 뒤흔드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이 두 권의 책은 나를 찾아왔다.
늘 책숲에서 살았으므로 책 속에 적힌 내용을 이해하는 문해력에 있어서는 스스로 자신하는 교만이 어느 정도 있었음을 이 책을 만나고서야 깨달았는데 이유는?
대학원 수업 중 교재의 한 권으로 선택된 [감시와 처벌]은 47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독서력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하던 필자가 이 책을 펼쳐 읽으면서 매우 놀란 사실은 이 책의 내용을 이 해 할 수 없 다,는 사실이었다. 충격이었다. 왜 이 책은 읽는 순간 바로 이해할 수 없는 걸까. 그래서 필자는 [감시와 처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감시와 처벌]을 설명해 놓은 책자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여벌의 책을 7권에서 8권 정도 읽고나서야 원전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미셸 푸코는 내게 이해의 길을 터주었다. 결과적으로 [감시와 처벌]이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감시와 처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를 들여다보고자 한 것이었다. 제목이 곧 주제라는 사실을 에둘러 몇 바퀴를 돌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아하!’의 순간. 이 책을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은 필자의 삶에 거대한 희열의 순간을 경험하게 했다.
다른 한 권은 로버트 존슨의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이 책은 함께 소설을 공부하던 친구가 표지 그림이 너무 이뻐서 구입했으나 이해하기 힘들어 놓아 두었다가 필자의 손에 들어온 책이었다. 이 책은 분석심리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의 제자인 로버트 존슨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 책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빛의 크기가 크다면 그림자 또한 크지 않겠는가. 인간은 전인적인 존재, 즉 선과 악이 융합된 존재임을 인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로버트 존슨의 저작을 모두 읽고 그의 사상의 원류인 칼 융과 대면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10년 넘는 시간 동안 책숲에 푹 빠져 살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바로 이 두 권의 책.
공부를 하다 보니 미셸 푸코는 니체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학자였다. 결국 공부의 뿌리를 파고 들어가 필자가 도달한 곳은 니체와 칼 융의 사상이었다. 15년 쯤의 공부를 정리하고 이제는 9권의 책을 집필하고 전국을 다니며 인문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의 강연의 주제는 바로 이 두 학자의 사상을 집약하고 통합한 통섭의 인문학이다.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 어떻게 ‘나’의 삶에서 ‘우리’의 삶에 도달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은 결국 한 개인의 사유의 결과물에서 시작될 것이다.
책은 그냥 책이 아니다. 정신의 텅 빈 공간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통로가 책이다. 책이란 어마어마한 시간과 공간과 사유가 담겨 있는 거대한 보물창고이며 타임머신이다. 지구별 여행자로서 우리는 ‘나’를 깨달아야 비로소 ‘우리’에 이를 수 있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가장 빠른 지름길을 제공해 주는 것, 바로 책의 역할이다.
니체는 말한다.
“산 속에서 가장 빠른 길은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그대는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늘 봉우리를 올라야 하는 우리에게 그 길을 가장 빠른 속도로 도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긴 다리라고 그는 말한다. 그 긴 다리. 사유의 힘이다.
앞으로 필자는 지면을 통해 세상의 모든 책,을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책숲의 청량한 공기가 지구별여행자인 우리의 정신을 얼마만큼 건강하고 튼튼하게 할 수 있을지 두근두근 기대하는 시간이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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