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의료산업화의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리병원 허용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의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일부 경제신문들은 타당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 해외진료비가 1조원을 상회한다는 S병원장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의료비를 국내에 묶어두고,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영리병원 허용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시민단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올해 우선 순위가 높은 정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료산업을 선진화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하는 정책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정책수단으로 논의되고 있는 병원의 영리법인화나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는 보건의료체계를 왜곡시켜 국민의 보편적 의료이용 접근을 방해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만 가중시켜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우려가 기우만은 아닌 것 같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법인병원이 도입될 경우, 환자의 건강회복보다는 고가의 의료장비 남발과 과잉진료를 부추겨 환자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중병이 의심되어 큰 병원에서 치료받다보면 과잉진료를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임 모씨의 경우, 두통이 있어 동네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J대학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시티(CT)로 진찰한 결과 뇌에 물이 차서 두통이 있다는 소견을 말하면서 환자에게 “어떻게 하시렵니까?. 엠알아이(MRI) 촬영을 해 보시렵니까?”라고 선택을 강요하는 듯 질문을 한다. 환자가 “엠알아이 촬영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니, 의사 자신은 잘 알지 못하므로 원무과에 문의해 보라는 답변을 하고, 원무과에서는 의료보험 적용 가능성이 낮으니 엠알아이 촬영에 들어가는 비용 전액을 납부하고 다음 예약 일에 와서 진찰을 받으라고 하여 70여 만원을 납부하고 예약을 했다고 한다. 국립대학병원에서의 이러한 사례가 환자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 과잉진료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의 건강회복이라는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치료비인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 과잉진료를 더욱 부추겨 환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의료 질 향상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이 크게 기여했다. 전국민의료보험 실시된 이후에 의료기관 수가 대폭 늘어났고, 의료기관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의료보험 수가를 적용을 받지 않은 고가진료장비 도입, 신약 개발, 신의술의 개발을 견인한 것이 전국민의료보험이 실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앞으로 국민건강보험이 보장성을 확대해 가면 의료기관들은 또 다른 비급여 항목을 개발하기 위해 알엔디(R&D)를 강화하면 결국 의료의 질은 향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리병원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에서도 의료기관 평가에서 1위부터 14위까지가 비영리병원이 차지하고 있어 영리병원이 의료의 질보다는 이익창출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완수(58)/前 순창군의료보험조합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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