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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설 선물, 신선식품 대신 ‘생필품’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 비현실적 조항 손질해야

2017년 01월 25일(수) 11:00 [순창신문]

 

ⓒ 순창신문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설 대목에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신선식품에서 저가의 생활용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농업계가 청탁금지법 제정 초기부터 줄기차게 제기했던 농축산물 소비 감소 우려가 이번 설 대목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설 이전 유통성수기 대비 수급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최근의 선물세트 소비 동향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설 선물 성수기인 지난 13~18일 6일간 설 특판 선물세트 판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과일은 전년 설 대목 동기 대비 19%나 줄어들었다. 축산물 역시 12%가 감소해 이번 설 대목에 농축산물 소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비교적 값이 저렴한 식용유 등의 식품은 8%가 증가했고, 치약이나 샴푸 등의 생필품은 14%나 늘어났다. 가격대로 봐도 5만원 이하 세트는 평균 4% 증가했으나 5만원 초과 세트는 평균 2% 감소해 청탁금지법 시행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선물 홍보 책자의 메인을 기존 과일류 등 신선식품에서 치약이나 양말 등 저가의 생활용품으로 바꾸는 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 판매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과일 선물세트 역시 저가의 수입과일로 대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산지와 도매시장에서도 고스란히 감지되고 있다. 평년 설 대비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도매시장에서의 매기 역시 움츠러들며 최악의 설 한파가 농산물 시장에 불고 있다는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정부와 새누리당이 부정청탁·금품수수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시행령에 규정된 '식사 3만·선물 5만·경조사비 10만 원'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된 지 아직 4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법 시행 이후 농가와 소상공인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까닭이다.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국내 농수축산업 피해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경조사용 소비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화훼업종의 피해가 크다. 폐업을 고려하는 화원들이 늘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미 관계부처 합동으로 시행령 개정을 위한 실무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외면하던 국민권익위도 이달 초 업무보고에서 "3만 원(식사)·5만 원(식사)·10만 원(경조사)의 가액 한도는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라며 가액 상향과 유권해석 완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법 시행 후 드러난 문제점을 마냥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끊고 잘못된 청탁·접대관행을 바로잡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민생의 고통이 더 심화되는 부작용을 낳는다면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에서 최우선 고려 사항은 '현실 적합성'이다. 지난해 말 이후 시행령이 제시한 3·5·10만 원의 가액 기준이 무너지고 있음은 이미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한다. 그래야 청렴 사회 실현과 민간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 아울러 이 기회에 위헌성과 모호성 논란을 낳고 있는 법 적용 대상에도 손을 대야 마땅하다.

양재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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