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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일본 오이타현 히타시 오야마 농협의 농가 식당에서 배운다

농업 농촌 농민 3락 농정의 웃음, 6차 산업에서 찾아라!

2016년 05월 25일(수) 13:38 [순창신문]

 

농업 농촌 농민 3락 농정의 웃음, 6차 산업에서 찾아라!

6. 일본 오이타현 히타시 오야마 농협의 농가 식당에서 배운다


보/도/순/서
1.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지역의 6차 산업
2. 서천 모시마을의 6차 산업-전원 출자와 전원 참여의 성공마을
3. 6차 산업의 성공지 보령 돼지 카페?
4. 6차 산업의 발생지, 일본 야마구치현 후나가타 종합농장
5. 쿠마모토 일본 지진으로 알게 된 사가현 이마리 농가 민박
6. 일본 오이타현 히타시 오야마 농협의 농가 식당에서 배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창 뜨고 있는 6차 산업이 일본에서는 60여 년 전 부터 시행해 온 농업 혁신이었다는 점은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또 일본 6차 산업의 발상지를 오이타현의 오야마 농협으로 보는 설과 야마구치현 후나가타 종합농장으로 보는 설에 대해서 어느 쪽이 먼저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두 곳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전쟁의 상처로 겉보리 죽 조차 먹을 수 없었던 폐허의 시기였던 1960년대, 광부나 간호사 등의 인력 수출로 나라 재건을 꿈꾸던 시기였다. 1950년의 한국전쟁은 반대로 원자탄 폭격으로 인해 망해가던 일본의 재건을 도와준 전쟁이 되었고,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쟁을 기회삼아 재건된 국가였으며, 이것이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을 수출해 그 돈으로 도로를 건설하고 건물을 올리던 시대에 일본에서는 ‘부농’이 되는 길을 찾고 있었다. 후나가타 종합 농장이 그랬고, 오야마 농협이 그랬다.
일본의 6차 산업은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들이 축적됐고, 축적으로 인한 노하우는 일본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지진 속에서 큐슈 오이타현을 가다

414일 밤 9시 30분 쯤 처음 발생한 일본 큐슈 쿠마모토현의 강진은 후쿠오카 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들어 간 많은 한국인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14일 오전 10시 경 후쿠오카 공항은 일본 입국 수속을 하기 위한 한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인들로 보이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다. 온천으로 유명한 큐슈의 벳부와 유후인 등지를 관광하기 위해 일본에 들어가는 한국 관광객 수는 한 해 5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날 후쿠오카 공항을 이용, 큐슈로 가기 위해 수속을 밟던 사람들 또한 수천명은 돼 보였다. 늘어선 긴 줄 중간 지점에서부터 기다린 시간만 해도 2시간이 넘었다. 짐을 찾아 공항 밖에서 시계를 보고 나서야 3시간 반이 걸렸음을 알았다. 일본과 한국은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 공항에서의 북새통은 일본 호텔에도 영향을 미쳤다. 후쿠오카 공항 근처의 한 호텔에서는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18일 귀국 비행기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수백석의 비행기 안에는 겨우 30~40여명이 타고 있을 뿐이었다. 14일과 15일에 걸쳐 발생한 두 번의 강진으로 한국 언론은 연일 일본 지진을 보도했고, 일본 내 체류 중이던 한국인들은 특별 전세기를 통해 모두 귀국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작 일본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평상심을 잃지 않고 생활하고 있었으며,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별 동요 없이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인들의 담대함을 거울삼아 떨리는 마음을 누르고 쿠마모토 진원지 옆인 오이타현 히타시를 향해 자동차를 몰았다. 후쿠오카에서 2시간을 넘게 달렸다. 그러나 4월 16일 오전 도착한 히타시 오야마 농협 농가 식당 등의 문은 안내문 하나만 붙은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오야마 농협을 향한 고객들의 오랜 신뢰는 무엇에서 왔는가?
오이타현 히타시에 있는 오야마 농협은 1960년대부터 농촌부흥운동을 일으킨 6차 산업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것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오야마 농협이 일본 농업에 미친 영향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야마 농협의 유기농 식당은 수십년 째 현지인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취재 당일 오야마 농협이 운영하는 유기농 식당 및 카페, 판매장 등이 문을 닫아 정확한 수치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문을 닫았는데도 2~3시간을 달려온 고객들의 입을 통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이른 오전 시간이었는데도 손님들은 계속해서 몰려왔다. 판매장 문이 닫힌 것을 보고 실망해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오야마 농협의 특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임시 휴업’이라는 안내문을 확인하고도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는 표정들이었다. 판매장 안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밖에 놓인 화분들을 한참 동안 둘러보기도 했다.

ⓒ 순창신문



후쿠오카 오고리 시에서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왔다는 히라타 씨 부부는, “오야마 농협 직판장에서 파는 와사비 하나를 사기 위해 1시간 반을 왔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래서 와사비 같은 것은 다른 상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다른 곳에서 살 것이었다면 오래 운전해 오지도 않았다”면서, “다른 날 다시 와서 사겠다”고 밝혔다. 이에 왜 그렇게 까지 하냐고 다시 묻자, “믿을 수 있고, 그 와사비만을 먹어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문이 닫힌 것을 모르고 판매장 밖에 있는 화분 몇 개를 정성껏 고르고 있던 히타시에 사는 모치마츠 우메노(66) 씨는 무엇을 사러 왔냐는 질문에, “화분을 사러 왔다”며, “이곳에서 파는 화분은 값이 저렴하고 관리가 잘 돼 다른 곳에서 사는 화분보다 여러 가지로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물건도 고노하나 가르덴(오야마 농협에서 운영하는 판매장 등의 브랜드명)에서만 구입한다”며, 오야마 농협 직영점을 애용한 지가 20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 순창신문


▲ 모치마츠 우메노 씨

또 우메노 씨는 유기농 식당에 대해 묻자, “사람이 많이 와서 맛있다”며, “모든 재료들이 신선하고, 종류도 너무 많고, 싸고 맛있다”고 말하고, “고노하나 가르덴에서 파는 농산물은 모두 신선하고 저렴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오야마 농협의 유기농 식당은 가격이 싸고 수십년 동안 가격이 변한 적이 없으며, 100여 가지의 유기농과 신선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우메노 씨는 요리 강습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었다.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우메노 씨는 “일본풍의 만화 등을 전문적으로 그리며 유후인에 전시 판매장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고노하나 가르덴의 유기농 빵은 다른 곳에서 파는 빵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며, “빵 재료가 좋고, 빵이 다른 곳에서 파는 빵보다 크고 가격이 아주 싸다”고 덧붙였다.
4월 18일 밤늦게 귀국한 후 ‘고노하나 가르덴의 유기농 식당이 정상운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쿠마모토 지진이 일어난 14일 오야마 농협의 야하다 조합장은 광주광역시 농업인과의 교류를 위해 서울과 광주 등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가졌고, 이같은 소식은 농업 전문 작가의 SNS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지진으로 오야마 농협의 절반 가량의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6차 산업을 선도한 감동의 ‘고노하나 가르덴’
오야마 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농가 식당인 ‘오가닉(유기농) 농원’과 직매장, 카페, 베이커리 등이 하나의 단지로 묶여 ‘고노하나 가르덴’으로 불리는 오이타현 히타시의 농협 직영 매장은 일본 농업의 6차 산업을 선도한 혁신 그 자체였다.
60여년을 한결같이 사랑받고 있는 고노하나 가르덴은 ‘야하다 세이고’조합장의 대를 이은 노력의 결실로 전해지고 있다.

ⓒ 순창신문


▲오야마 농협의 야하다 조합장

초대 조합장은 ‘야하다 하루미’로, 현 조합장 야하다 세이고 조합장의 부친이다. 야하다 조합장 부자는 히타시 오야마 농협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농촌부흥운동’을 전개하며 부농을 강조했다.
1961년 매실과 밤을 심어 농촌 소득을 높이자는 농촌 소득 증대 운동은 수십년에 걸쳐 이룬 ‘꿈이 현실이 된’ 사례다. 특히 1990년에 개업한 농가 레스토랑 ‘오가닉 농원’은 유기농 식자재를 활용한 음식 개발로 수십년 동안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고노하나 가르덴은 히타시 입구에서 20~30분을 국도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한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국도변 대로에 천여평 남짓으로 보이는 천변에 있다. 건물 뒤로 흐르는 계곡물은 고노하나 가르덴의 풍광을 더욱 근사하게 해주고 있다.
고노하나 가르덴의 직매장에는 수천여 가지의 농산물 및 농가 생산품들이 즐비하게 들어차(유리로 돼있는 매장을 들여다볼 수 있음) 있었다. 그러나 일본 내 어디서도 보기 드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현지인들에게 주는 신뢰감이 무엇이었는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와사비 한 개를 사기 위해 1시간 넘는 시간을 투자하는 현지인들이 갖는 신뢰감은 거기에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산하는 상품, 믿을 수 있는 가격으로 정직하게 판매되는 상품, 바로 그것이었다. 고노하나 가르덴에서 파는 상품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믿을 수 있는 것’이었다.
오야마 농협의 조합원들은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생산비 절감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생산비 절감을 위한 대책 논의를 중요시 하고 있다. 확실한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품목은 선택하지 않는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생산자가 주축이 돼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 정부가 아닌 지자체와 생산자 단체가 출하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과도한 출하로 인한 가격 하락 문제가 우리나라처럼 해년마다 일어나지 않는다.
생산비를 절감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생산비를 고려한 가격 산출이 이루어져도 다른 곳에서 파는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것이다. 필요한 농산물이나 상품을 체크해 소량으로 생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품목을 늘려 다품목 생산을 기본으로 한다. 오야마 농협의 조합원들은 10곳 정도로 운영되는 직매장에 직매하고, 가공 가능 품목은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침에 수확한 유기농 농산물을 직매장에 낸 후 당일에 팔리지 않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생산자들이 알아서 수거를 하고 있다.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오전 11시부터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오가닉 뷔페 식당에는 줄을 서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한다.
물가 비싼 일본에서 1인당 14000원 정도의 유기농 음식들이 100여 가지에 달하고, 가격 또한 저렴하니 오가닉 뷔페 식당을 애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거의 매일 뷔페 식당을 찾아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고 인터뷰이는 전했다.
일본의 비싼 물가에 대해서는 일본에 머무는 동안 실감했다. 우동 한 그릇이 1만원에 가까웠다. 한국에서 간단한 백반 점심 한 끼 식사 정도를 하려면 2~3만원 정도가 든다. 그런데 농민들이 정직하게 생산한 유기농 농산물들로 요리된 100여 가지의 뷔페 식단이 우동 한 그릇 값과 비슷했다. ‘박리다매’라는 말이 실감나는 부분이었다.

ⓒ 순창신문



140석 규모의 오가닉 식당 뷔페는 매일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요리는 농가 주부들이 맡고 있으며, 100% 유기농 재배로 생산된 식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후쿠오카 등지에서 2~3시간 걸려 오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가까운 히타시에 사는 사람들은 아예 가정 식당처럼 매일 오가닉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믿을 수 있는 농가에서 유기농 재배의 식자재로 요리한 음식들은 ‘담백한 요리들이 많아 여성들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오야마 농협은 1000여 조합원들로 이루어진 결집체로, 조합원들은 농협을 ‘남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합원 모두가 서로에게 갖는 신뢰가 크고 강해 ‘소득증대운동’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야마 농협의 소득증대운동은 주민들의 일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고, 지역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인재양성에 주력했으며, 삶은 즐기는 것이라는 여유와 함께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두고 있다.
지진으로 사가현 가라츠시에 머물면서 대형마트에 들렀을 때 그곳에서도 발견된 오야마 농협의 고노하나 가르덴 브랜드의 농산물은 판매대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수량의 농산물을 선택해 갔다는 증거였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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