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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받은 기쁨은 잠시, 책임감에 어깨가 너무 무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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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표창에 대한민국 고추장 명인
이 사람 / 강순옥 장본가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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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26일(목) 09:45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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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 평소 한복 입는 것을 좋아해 한복을 입었을 때가 아니면 사진을 잘 안찍는다는 강순옥 대표는 대통령상을 받았던 장소에서 며느리 김명란 씨와 함께 찍은 한복 사진을 좋아한다고 했다.
고추장 민속마을의 ‘장본가’에 경사가 났다. 그런데 이번 경사는 장본가 만의 경사가 아니라 고장의 경사라 할 만하다. 고추장 민속마을 장본가의 강순옥(68) 대표가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런데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 고장에서 고추장 명인이 또 탄생했다. 문옥례 고추장에 이어 두 번째다.
강순옥 대표에 대해 떠올리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시원시원한 여장부”, “끊고 맺음이 확실한 사람”, “배울 점이 많은 사람” 등 칭찬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강 대표 그녀 자신은 “한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냥 열심히 살았다고….”, “앞만 보고 살았다고.” 강인하기만 보이는 그녀에게서 생의 아픔이 전달됐다.
“봉사하는 인생이 가장 아름다운 인생이고,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꿈꾸며 살고 있다”는 강 대표는, “증명할 수도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가 밝히는 증명할 수 없는 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은 다른 아닌 ‘나라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젊은 시절 흔히 말하는 ‘신기’가 있었고, 신을 받지 않으려고 부단히 피하기도 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에 대해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조상 신을 받아들였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생긴 것이 계기였다. 지금은 캐나다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큰 아들은 신학대를 나왔다. 신학대를 나온 이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의식조차 없을 때 조상 신은 큰 아들을 향해 약속했다. ‘교수를 하고자 하면 교수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자식을 낳게 해주겠다고.’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던 큰 아들은 살기 위해 신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지금은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법당을 찾아 정성스럽게 기도를 하는 아들이 됐다’고. 박정희 대통령부터 장군 등의 조상을 모시고 있다는 그녀는 “어렵게 신을 받아들이고 나서는 자식들이 다 잘되고 하는 일도 잘되고 있다”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행복은 마을을 위해,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로 이어졌다. 그녀는 민속마을의 정보화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2년 동안 위원장 직을 사양했던 그녀는 지금은 직을 떠나 마을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고추장 만들기 체험을 원하는 관광객들이 오면 “체험장이 따로 없어 천막을 치고 체험을 하고 있다”는 강 대표는, “체험을 할 때는 한복을 입고 고추장, 인절미, 떡볶이 만들기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고추장 만들기를 할 때도 작은 것이라도 선물로 주고, 재밌는 이벤트를 곁들여서 해야 즐겁게 체험을 한다”고…. 실제로 그녀는 체험행사를 할 때는 장본가에서 만드는 청된장이나 깻잎 장아찌, 청국장, 시골스러움을 더해주는 양은으로 만든 대야 등을 사은품으로 내걸면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강 대표는 현재 민속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하고 있다. 바쁜 장본가의 사업을 뒤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시간 날 때마다 마을을 위한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의 똑 부러지는 성격은 올 가을에도 나타났다.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고추나 콩, 농산물이 다른 데서 사오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다며 구입을 꺼려하는 업체들이 있을 때도 그녀는 가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 농산물을 매입했다. “한 지역에 살면서 서로 돕는 맛이 있어야 지역에서 살맛이 날 것 같다”는 게 그녀의 지역 사랑 마인드다.
장본가 사무실에 가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강 대표가 나란히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에서 장본가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며느리 김명란 씨에게 사진에 대해 묻자 명란 씨는 시어머니인 강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집권시 이 대통령은 소외계층을 위한 바자회를 열었는데, 강 대표의 장본가가 바자회에 참여를 했고, 강 대표는 그곳에서 판매한 수익금의 일부를 소외계층에게 기부해 왔다는 것. 장본가가 소외계층 바자회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통령 때 발효엑스포에 나간 일이 있었고, 발효 엑스포에 나온 영부인이 장본가의 장아찌 등을 먹어보고 “맛있다”며 바자회에 초청을 해 인연이 됐다고….
강 대표는 어느 하루도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없다. “항상 신제품 개발을 위한 생각에 몰두해 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작년에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청된장’을 개발해 홈앤쇼핑에서 대박이 난 적이 있다. 얼마전에는 아임 쇼핑에서 판매를 했다. 최근에는 군에서 시험 재배를 하고 있는 감초를 넣은 ‘감초 고추장’을 개발해 상표 등록을 마쳤다. 이 밖에도 고구마, 당근, 밤 장아찌 등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또 특허 등록을 하기도 했다.
감초 고추장은 당뇨에 좋은 것으로 이미 장류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연구를 끝냈다. 몸에는 좋으나 홍보를 하지 않아 아직 판매량이 늘고 있지는 않지만, 홍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분말 고추장을 수출하기도 했다. 고추장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나 메줏가루 등을 분말로 만들어 섞기만 하면 고추장이 되는 형태로 수출을 하기도 했으나, 지역 농산물을 쓰는 까닭에 높은 단가가 문제가 돼 지속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 상을 받고, 대한민국의 고추장 명인이 된 지금 그녀의 어깨는 무겁기 그지없다. “좋은 것은 잠시였다. 지금은 어떻게 앞일을 헤쳐가야 할지가 더 걱정이다. 명인이 됐으니 후진 양성에도 더 힘을 써야 하고, 책임감 있게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이 쉽게 오지도 않는다”고 그녀는 토로했다.
구림면에서 태어나 구림면에서 자랐고, 구림면으로 시집을 간 그녀였다. 어렸을 때부터 고추장 만드는 것을 배우고, 고추장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다. 자식을 잘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고단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진짜 고단한 인생은 “지금부터”라고 그녀는 표현했다. “더 좋은, 더 맛있는 제품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발하고, 더 바쁘고, 더 열심히 사는 길만이 명인의 직분을 다하는 일이고, 높은 상을 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남다른 다짐의 마음이 엿보였다.
그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고,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스스로의 힘겨움을 인내하면서도 “죽을 때 까지, 지역의 안녕을 위해, 나라의 안녕을 위해 조상신들에게 기도하는 것으로 해야 할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신문에 나갈 말은 아니지만…”이라고 나지막하게 말한 강 대표의 말은 놀라웠다. 세월호와 같은 좋지 않은 대형 사건이 터질 것을 직감했다는 것. 그녀는 나라에, 그것도 바다에서 큰 희생이 있을 것을 예감하고 작년 세월호 사건 한 두달 전에 제사를 지낼 음식들을 만들어 새만금으로 갔었다고. 새만금에서는 제를 지낼 수 없다고 관계자들이 몰아내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오며, “큰 희생이 없기를 바라고 바랐다”고. 그녀는 지금도 세월호의 희생이 가슴을 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무거운 마음을 떨치기 위해 그녀는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에게 희생된 아이들의 넋이라도 건져 위로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유가족 한 두 명이 “믿지 못한다”며 그녀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안타까움으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강 대표 그녀는 세상 돌아가는 일이 답답하기만 하다. 한 예로, “무속인들이 왜 욕을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그녀는, “열심히 일을 해서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 돈으로 기도도 하고 봉사도 하고 하면 사람들한테 욕먹을 일이 없을 텐데, 왜 쉽게 살려고만 하고 남에게 사기꾼 소리를 들으며 손가락질을 받고 사는지 답답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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