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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의 문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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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16일(수) 11:26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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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몇 년 전부터 지역에서는 문화와 역사, 문학이 살아 숨쉬는 금과면 매우리를 지역 대표의 문화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바 있다.
그러나 원래 문화 사업이라는 것이 하기는 힘들고, 해 놔도 그럴듯하지 않아서 군 결정권자들은 반기지 않는 사업이다. 건물을 올리고, 도로를 내고, 잔치를 해야 ‘하는 것 같고’, ‘해도 티가 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에서 아무리 주장을 해도 눈도 돌리지 않았고, 할 마음도 없었고, 해야 할 이유도 없었던 금과면 매우리의 문화 사업은 빛을 보지 못한 채 영원히 묻히는 듯 했다.
그런데 순창고 동아리 학생들이 금과면 매우리의 ‘설공찬전’을 들고 나왔다. 창작 뮤지컬로 제작을 해서 무대에 올린 것이다. 지난 11일 오후 3시와 7시, 두 번의 공연이었다.
공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지역 학생들이 지역 문화를 살려내고 있었다.
우리 지역에는 자연자원이 많지 않다. 강천산과 고추장 민속마을을 빼면 내세울 게 별로 없다. 다행히 섬진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연자원이 별로 없지만 없다고만 할 것은 아니다. 자연 자원만이 관광의 테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 자원은 더없이 좋은 지역 자원이다. 다만 문화 자원은 개발하기도 힘들고, 해놔도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다. 결정권자의 치적으로 만들어주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오직 이것이 단점이다.
해놓기만 하면 지역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순창’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쉽지 않다.
어른들이 방치한 역사적인 문화자원을 학생들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순창고 신상복 교사의 열정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화울링’이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선사했다.
11일 공연에 많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어른들도 많았다. 하지만 어르신들 행사가 있으면 마을마다 찾아다니는 군 공무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세상일이 투표권으로 기준이 매겨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투표권 없어도 지역 일이니까, 지역의 아이들이 하는 일이니까, 더 많은 관심을 가졌어야 맞다. 아이들은 지역의 꿈이고 희망이지 않은가….
앞으로는 지역의 눈이 아이들에게도 쏠렸으면 좋겠다. 건강한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조선 중종 때 채수라는 학자가 직접 써 놓은 ‘설공찬전’은 조선 최초 ‘금서’가 될 정도로 당시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산 사람의 몸에 혼령이 들어가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행동을 하는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대학자 채수는 수백년 전에 이같은 일들을 소설화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평등과 남녀평등, 왕에 대한 비판과 여성의 지위 향상 등의 내용을 담아냈다.
매우리 배경의 설공찬전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었던 명작이었고, 조선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보다 100년이나 앞섰던 한글 번역 소설이었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문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교사와 학생이 있다. 군 결정권자의 추진이 없어도, 주민 스스로의, 아래로부터의 문화 혁명을 시작한 지역민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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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기자 “” - Copyrights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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