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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시 빈곤을 없애자 ‘공동체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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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살리는 순환경제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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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7월 01일(수) 15:28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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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시행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방식이 아닌 인간적인 얼굴을 한 따듯한 순환경제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적 기업의 현실은 기대와는 달리 어두운 예측을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현장에서는 한국 사회적 기업들은 조만간 대부분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사회적기업 정책은 출발부터가 정부 주도하로 추진됐으며,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통과하면 지원금을 주는 인증제에 기반, 자구노력보다는 정부 지원금에 기댄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예비인증과 본 인증을 마치는 5년 동안 인건비, 4대 보험료, 연구개발비 등의 정부 지원이 끊기는 순간 존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그러다 2012년 12월 한국사회에서는 다시 ‘협동조합’이라는 희망의 새로운 이름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스페인 몬드라곤과 이탈리아 볼로냐의 협동조합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에서도 협동조합 기본법이 급조됐다.
불과 3년이 채 안된 2015년 2월 집계된 협동조합 수는 6600여개에 달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과 달리 공적자금이 수혈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운영문제는 있지만, 자생력을 갖춘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경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경제력은 생존의 문제다. 따라서 경제력은 결국에는 배분의 문제와 직결된다. 사회적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배경에는 배분의 문제가 공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심어져 있다. 공정한 배분을 통해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정한 분배의 원칙을 가지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회적경제의 주체인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협동조합들이 출발 취지를 살리고 있느냐?의 문제에서 우리는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기 어렵다. 그러나 새롭게 대두된 협동조합이나 성공한 사회적 기업, 또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출발한 새로운 대안경제가 있다면?
지역과 금융이 연계된 새로운 대안경제…. 옥천신문을 비롯한 5개 지역 신문사의 연합취재단이 브라질의 대안경제와 국내 사례를 심층 취재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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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디딤돌 금고’와 ‘취업 상조회’
연합취재단이 10일 창원 종합운동장에 내에 있는 사단법인 경남복지센터에 도착했을 때, 벽면에는 취업상조회 15주년 행사를 알리는 플랫카드가 걸려있었다.
메르스로 전국이 공포 분위기가 감돌고 있던 터라 창원지역에 메르스 확진자는 없어도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되던 시기였다. 경남복지센터 역시 메르스를 걱정해 6월 13일로 예정됐던 15주년 행사를 취소한 터였다.
경남복지센터의 취업상조회는 실업자들이 실업극복의 의지를 갖고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며 회원 상호간 취업과 자활을 돕는 자립조직이다.
취업상조회는 분회별 월1회의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회원간 단합과 당면 현안 등을 체크 한다. 취업 상조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실업과 도시 빈곤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는 데에 있다. 실업을 개인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회원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회원간 신뢰가 쌓여가고 있다.
서로 함께 해결해야 할 ‘실업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회원들의 생각은 취업상조회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는 매듭이 되는 동시에, 해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추진되는 취업상조회의 활동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철폐 운동과 회원들의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연대사업 등이다.
회원들의 연대 속에서 만들어진 ‘디딤돌 금고’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자조금융으로 출발했다.
취업상조회와 디딤돌 금고는 도시 서민들이 모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람 냄새나는 세상에서 함께 잘살기 위한 자립 조직이고, 자조 금융이다.
사단법인 경남고용복지센터는 취업 상조회를, 취업상조회는 디딤돌 금고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경남고용복지센터를 끌고 있는 사람은 박연자 사무장이다. 박연자 사무장은 실질적으로는 대표격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997년은 우리나라가 외국의 구제금융 원조를 받던 고통의 시대였다. 나라 곳곳에서는 정리해고로 인한 실업자가 속출하고, 부동산 값이 떨어져 중산층으로 살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서민층으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IMF시대에 창원을 비롯한 경남지역도 눈앞에 보이는 생계해결을 위한 정부의 긴급 지원 정책이 실시됐다. 긴급 생계지원 정책은 창원을 거점으로 한 경남지역 전역에 대한 지원이었다.
나라 곳곳에서 일어난 금모으기 운동 등으로 IMF 구제금융의 위기에서 탈출한 대한민국은 이후 긴급 생계비 지원 정책을 해제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모인 사람들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정리 해고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자조모임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생각을 같이 했다.
그러다 2000년 박 사무장 등 회원들은 공공근로 민간위탁사업으로 운영된 ‘헌옷재활용사업’ 등을 통한 상조모임을 결성, 실직상태에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조업이나 경비업, 음식업, 건설업 등의 분회를 만들어 취업상조회를 창립했다.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길을 모색, 그 방법을 찾아내 실천을 했던 것. 그래서 사단법인 경남고용복지센터는 ‘누구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넉넉함을 추구하기보다 부족함이 없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경제적 여려움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만든 취업 상조회가 건전하고 건강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일자리를 통해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디딤돌 금고가 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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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동체은행 ‘논골 신협’
재개발 주민들이 매일 3년간 몇 백원에서 몇 천원씩 출자금을 모아 만든 서울 공동체은행 논골 신협은 빈곤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됐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협동과 연대라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구축하는 전환점이 됐다.
또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번듯한 기관으로 성장했다. 2014년 말 기준 조합원 규모는 4,134명에 이른다. 특히 논골신협은 창립과 함께 ‘주민협동공동체운동’에 뛰어 들어 ‘성동두레생협’을 만들기 위해 직접출자를 하고, 조합출자금을 대출해줬다. 또 ‘하늘나무사랑방’이라는 주민 모임을 지원하고, ‘블랙앤압구정’이라는 노동자협동조합 중국집을 만들기 위한 출자금을 대출해줬다. 창립 초기부터 매년 일정액을 논골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적립해 다양한 지역사업에 쓰고 있고 논골두레장학회도 설계했다.
논골 신협 대출로 우뚝 선 협동조합 방식 ‘블랙앤압구정’ 중국집
중국집 블랙앤압구정 1, 4호점은 17년째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랙앤압구정 2, 3호점은 채 혁 대표가 데리고 있던 직원들이 독립해 차린 가게다. 가게가 만들어진 과정이 재밌다. 채 대표는 2007년 논골신협 조합원 자격으로 일본 마을 만들기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 오사카의 한 마을, 협동조합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고향을 떠났던 청년들과 주민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또 새로운 이웃들이 생기면서 마을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채 대표는 10여년 중국집을 운영하며 자신의 손을 거쳐간 200여명의 직원들이 생각났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막 졸업했거나 20대를 방황으로 보낸 청년들이 많았다. 이 견학을 계기로 채 대표는 30여 곳의 협동조합 강연장을 쫓아다녔고, 자신의 가게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원래 이직률이 높은 중국집일지라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고 채 대표는 생각했다.
특히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젊은 청년들의 이직률이 높았다. 채 대표는 그러나 2~3년간 성실히 근무하면 출자할 자격을 줬다. 이 자격은 논골신협에서 대출 받을 수 있는 자격으로 이어졌다. 출자할 직원들은 매달 월급 이외에 배당을 받았다. 채 대표는 전 달 가게 전체 매출을 직원수로 나눠 현금으로 배당했다. 이직률은 급격히 낮아졌다. 채 대표 표현을 빌리자면 ‘이젠 나가라고 때려 죽여도 안 나갈 정도’로 가게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다. 비록 채 대표가 가져가는 수익은 이전의 4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가게 전체 매출은 15% 올라갔다.
채 대표는, “우리 식구(직원)들이 그만두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다 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그 방법을 실천하니까 직원들이 자기 가게도 차릴 정도로 열심히 하고 결혼하고 애도 낳더라”며, “2020년까지 성동구에 총 7개의 ‘블랙앤압구정’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17년에는 ‘블랙앤압구정’ 1호점을 확정 이전하기 위해 건물도 이미 봐뒀다. 그곳에 ‘블랙앤압구정’의 역사를 스토리텔링할 생각에 채 대표는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협동과 연대로 쌓아올려진 철가방의 위대한 역사를 생각하면 기대를 넘어 가슴이 먼저 떨려오기 때문이다.
공동체은행 ‘디딤돌금고’와 ‘취업상조회’가 하는 일
디딤돌 금고를 만들어 도시 빈곤자를 없애고 있는 창원 취업상조회는 박 연자 사무장을 중심으로 회원들의 공동체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은 매월 7천원의 회비를 내고 상조회원 및 디딤돌금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IMF때의 정부지원을 계기로 십시일반의 종자돈으로 공동체기금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을 살리자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디딤돌 금고는 ‘돈을 모아 빈곤을 없애자’는 빈곤탈피운동만이 아니었다.
디딤돌금고를 만든 창원의 가난한 시민들은 자조금융과 경제를 넘어 사람 사는 세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지, 돈을 위해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위에서 사람다운 세상을 모델링하고 있다.
이제는 가난을 벗어나 희망적인 생활을 설계하고 있다. 디딤돌 금고를 이용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음은 물론 회원들은 디딤돌 금고를 통해 사업가의 꿈을 꾸고 있다.
나 혼자 잘사는 길이 아닌, 우리 모두 서로가 잘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회원들은 그러기 위해서 협동조합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건전한 투자, 건전한 기업의 설립, 투명한 경영, 많은 사람들이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올바른 조합 경영 등에 대한 사업을 설계하기에 이르렀다.
회원들은 이제 혼자의 힘으로 모은 돈이 없어도 사업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것이다.
그 희망은 곧 현실이 될 것이란 것도 회원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공동체기금은 모두의 기금이며, 모두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매월 몇 천원, 몇 만원, 몇 십만 원 씩 저금한 회원들의 돈은 이제는 하루하루의 생계 자금이 아니라, 회원들이 모여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 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박 사무장은 상조회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10년 6월 반 상근자 공개모집에 지원, 지금은 사무장 겸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들과의 인간적인 관계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히는 박 사무장은 처음 취업상조회를 설립할 당시 사회투자재단으로부터 18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귀띔했다.
그녀는 “회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끊임없이 믿어주고 공감해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곧 공도체적 삶을 나누는 일”이라며, “고객을 대할 때는 시간을 갖고 응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회원들을 응원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리를 돕고 우리가 서로 잘살기 위해 만든 것이니까”라며 설립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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