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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케 치 / 정 동 영 전 장관과의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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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정을 알게 돼 좋고, 자연이, 풍부한 인심이 많은 고향에 있는 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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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8일(수) 10:51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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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순창신문 | |
복흥면 답동보건지소 앞 오른쪽 좁은 골목 입구에 서있는 전봇대를 지나 한 사람이 겨우 지날만한 밭둑길을 따라 20M쯤 끝까지 걷다보면 나오는 아담한 시골집이 눈에 들어왔다. 대문 입구에 놓여있던 활짝 핀 노란 국화 화분 하나가 주인 대신 맞아주었다.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라고 주인을 불렀지만, 집안 안에서는 아무 인기척이 없었다.
집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책이 많았다. 집 오른쪽 옆 언저리 빈 바구니에 담겨있는 짙은 갈색의 밤껍질이 눈에 들어왔다. 또 집안 입구에 밖이 훤히 보이도록 유리와 나무만으로 만든 ‘복흥 차방’이라 써놓은 곳 탁자에는 ‘2015년 창작과 비평’지가 있었다.
갑자기 집 왼쪽 방향에선 두 마리의 하얀 개들이 사람이 왔음을 알리는 사나운 소리로 짖어댔다. 개가 짖는 방향을 보자 100M쯤 떨어진 곳에 여러 사람이 모여 무언가를 하는 듯 했다. 그곳을 향해 두 세발 짝을 걸으니 스탠드형 건조대에 걸린 흰 와이셔츠 두 벌 등이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났다.
잠시 후 모여있던 사람들이 집안으로 걸어 왔다. 정 전 장관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옆 마을 이웃들과 정 전 장관 부부였다.
지나다 우연히 들렀다고 말하며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에 안내하는 ‘복흥 차방’으로 들어갔다.
힘들게 마을 이장 연락처를 알아서 ‘답동리 폐교’라는 것만 겨우 알고 무작정 나선 길이었다. 복흥 답동리까지 가도 정 전 장관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반반이라는 생각에 나선 길이라 ‘만났다’는 기쁨은 크게 다가왔다.
신문사를 나설 때는 ‘어떤 정치적인 질문을 해야 할까?, 요즘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국정화 강행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국회에서 지난 대선의 부정 개표 의혹을 지적한 강동원 국회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거물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복흥을 향해 달린 터였다.
그런데 막상 정 전 장관을 만나고 보니 수심어린 표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생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강동원 국회의원의 국회발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정 전 장관은 오히려 되물었다. 그러면서, “고향에 내려온 지 6개월이 됐으나, TV도, 뉴스도 본 일도 없으며, 눈으로 보는 것이나 듣는 것, 말하는 것조차 정치적인 것은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은 고구마 껍질을 벗겨 권하며 지금은 집 고양이가 된 고양이 두 마리가 탁자에 올라와 접시를 바라보자 쌀과자를 떼어 먹였다.
정치적인 멘트는 그 어떤 것도 말할 것 같지 않은 굳은 표정에 눌려 할 수없이 전북대 권혁남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적한 지난 17대 대선 때의 ‘TV토론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TV토론이 갖는 시간적인 한계’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동의를 표시한 다음 “구절초를 본 적 있냐”고 물으며, “꽃을 보니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며, “예쁜 꽃을 보니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사진을 배워서 꽃을 멋지게 찍고 싶다”고 하고 싶은 것을 말했다.
정치적인 멘트 한마디를 듣지 못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말문이 막히고 눈동자만 굴리다 “밤껍질을 어디에 쓰려고 모아뒀는지”를 묻자, “밤껍질은 불쏘시개로 그만”이라며, “이제 장작만 한 차 갖다 놓으면 걱정이 없다”고 말하고, “장작은 참나무가 좋다고 한다”며 잠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 전 장관은 갑자기 “씨감자를 보여주겠다”며 대문을 나섰다. 따라서 간 곳은 폐교된 답동초 자리였다. 넓은 학교 부지에 하우스도 많고 리모델링된 교실 곳곳에는 모판에 담겨진 씨감자도 많았다.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에 식량으로 보내겠다”는 희망의 씨감자에 대한 내용은 많고도 길었다.
씨감자에 대한 설명을 너무나 열심히 한 정 전 장관은 “궁금한 점이 없는지”를 자상하게 물었다. 그 말에 “정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도 못 풀어서 속이 답답하다”고 숨기지 않자, 정 전 장관은 처음으로 가슴 깊이에서 울리는 말을 나지막이 건넸다.
“관악에서 힘들었고, 지나온 세월에 영광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상처도 있었고…, 씨감자를 하면서 치유도 하고 위로도 받고, 고향이 있다는 게 좋고, 고향에 와있어서 좋고…,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서 시래기도 삶아다 주시고, 음식도 나눠먹고, 사람사는 정을 알게 돼 좋고, 자연이, 풍부한 인심이 많은 고향에 있는 게 참 좋다”고….
덧붙이는 말...
많은 언론들이 정동영 전 장관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질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복흥면 답동리를 찾고 있다. 본 기자도 다른 언론과 마찬가지의 의도로 복흥면을 찾아갔으나, 아직은 그간의 것들을 모두 떨치지 못한 것 같은 표정에 어려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잔인해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어떤 정치적인 멘트를 한 들 그간의 아픔이 씻어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판단이 무겁게 입을 다물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치판이라는 전쟁터에서 날개가 찢기고 상처를 입고 비로소 어머니 품으로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고향에서 정 전 장관에 대해 더 이상의 정치적인 관심보다는 정 전 장관이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씨감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지역민 모두가 통일을 염원하고 북한의 대체식량으로 보낼 뜻을 갖고 있는 씨감자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해본다. 다음 주에는 이어서 씨감자에 대한 내용을 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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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기자 “” - Copyrights ⓒ순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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