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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천산과 함께 세월을 버텨온 장영환 씨

강천산을 말하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원으로 거듭나려면

2015년 01월 28일(수) 11:59 [순창신문]

 

ⓒ 순창신문



강천산이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너무도 간단하다. 바로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이다. 강천산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기와 물에 있다. 그러면 갈수록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천산에 대해 우리는 어떤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하는가?
흔히 발전을 말하면, 무조건 새로 만들고, 더 편리하게 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틀린 말이 아닐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편리함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발전을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70년대가 어떠했는가? 소위 일본의 ‘농촌진흥운동’이 우리의 새마을 운동으로 탈바꿈 돼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문화사적인 가치가 말살되기도 했다. 황토와 돌, 볏짚을 넣어 만든 강한 돌담길이 하루아침에 시멘트 담장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러다 우리는 지금 다시금 전통을 되찾고 싶어 한다. 슬로우푸드와 슬로우시티를 이야기한다. 강천산을 찾는 사람들은 그저 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좋고, 보여지는 맑은 물이, 공기가 신비로울 뿐이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 째 기획취재를 하기 위해 경상도와 충청도, 경기도 지역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롭게 안 사실은, 전국 어디를 가봐도 사람들이 순창은 잘 몰라도 ‘강천산’은 알고 있다는 것. 이처럼 유명한 강천산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군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편집자주>

강천산의 산신령이 된 사람

ⓒ 순창신문



산세가 웅장하거나 높은 편은 아니지만, 계곡이 깊어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강천산! 사람들은 강천산으로 불리기 이전의 이름, 광덕산을 알지 못한다. 강천산의 유래는 강천사라는 강천산 안에 있는 절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강천산은 용천산이라고도 불렸다. 강천산의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렇듯 태고의 신비를 안고 천연수림을 펼치고 있는 강천산을 ‘분신’처럼 안고 살아온 사람이 있다. 당시 ‘강천산의 산신령’으로 불렸던 장영환 씨.
그는 지난 2003년 전북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천산을 분신’이라고 표현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강천산 근무는 고생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는 그때마다 강천산 근무를 자청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강천산 관리소장이었던 그는 1973년 공무원에 첫 발을 디딘 후 1985년 강천산 공원관리 사무소로 발령받아 지난 2004년 6월까지(재무과 1년 근무) 직원으로, 관리소장으로 18년을 강천산과 함께 모진 세월을 버텨왔다.
그는 18년 동안 강천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매번 정규인사가 있을 때마다 강천산 근무를 자청하고 나섰다. 강천산을 떠날 수 없던 그에게 강천산은 분신과도 같았다. 새벽부터 강천산 계곡을 돌아보며 쓰레기를 줍고, 낙엽을 쓸고, ‘이렇게 하면 좋을까, 저렇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면서 나무를 심고 길을 닦았다.
다람쥐가 많은 강천산인데, 그는 다람쥐보다도 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당시 주민들은, “강천산 가면 뭐 볼 것 있어”라고 말하곤 했다. ‘자연 그대로의 천연수림이 가장 훌륭한 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아마 당시 사람들은 몰랐던 모양’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당시 강천산의 입장료는 70원이었다. 85년 12월 강천산 관리사무소 근무 이후 지난 2004년 까지 그가 심은 단풍나무는 5.000주에 이른다.
그는 단풍나무 공수를 위해서는 체면차리는 일도 불사했다. 어디어디에 단풍나무가 있다는 말만 들어도 찾아가 사정해 얻거나 싼 값에 구해 심기를 수년 째….
지금 강천산의 단풍나무는 거의 그가 심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의 손을 통해 심어진 한 그루 한 그루의 단풍나무가 뿌리를 내려 성목이 되고,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순을 내어 싱그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또 가을이면 온통 붉은 옷을 입고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강천산 산신령’이라 불렀다. 강천산 굽이굽이를 돌면서 언제 어느 때고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고, 세심하게 챙기는 그가 있어 낙엽이 쌓인 강천산도, 눈이 쌓인 강천산도 오로지 강천산의 정취를 담고 있는 자연물의 일부였다.
자연의 일부가 된 낙엽이나 겨울눈은 천연 수림, 바위, 폭포 등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장엄한 그림이 됐다.
‘시대가 변하니 세상인심도 변한 것 같다’는 그가 지금 강천산을 바라볼 때면 공연히 걱정이 앞선다. 지금은 강천산 숲 해설가로 일하고 있을 뿐 예전처럼 강천산을 어루만지고 다듬을 수 없기에 생각을 내놓기는 민망하다. 강천산의 물이 워낙 차갑고 맑아 수십년간 이끼 한 번 끼지 않던 바위에 언제부턴가 이끼가 앉는 것을 보면 그의 가슴도 답답해진다.
강천산과 살고 강천산과 함께 세월을 보냈다. 하루하루 모진 바람과 함께 긴 세월을 버텨온 그의 강천산 해설은 해묵은 맛이 녹아 있다. 강천산 숲 해설가인 그의 해설은 청산유수가 따로 없다. 말에 막힘이 없고 콩간장처럼 구수하며 담백하다.
십 수 년 간 한그루 한그루를 채워 심은 단풍나무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을 따라갈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말하는 단풍나무 종류만 해도 예닐곱 가지가 넘는다. ‘청단풍, 홍단풍, 당단풍, 고로쇠나무, 신나무, 곡작이나무, 청시닥나무’ 등을 줄줄이 꿰고 있다.
단풍나무에 속하지만, 신나무는 잎의 모양이 단풍나무 모양을 하고 있지 않다. 그래도 단풍나무에 속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풍나무는 잎이 단풍나무 모양을 한 홍단풍 나무나 단풍나무 등이다. 강천산에는 홍단풍, 신나무 고로쇠나무, 애기단풍 등의 단풍나무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맨발로 걷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맨발산책로’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애기단풍이 많아 사람들에게 더욱 친근감을 주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이곳의 수려한 경치 때문이다.

ⓒ 순창신문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는 강천산이 사람들이 찾는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 데에는 그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그를 아는 지인들의 평이다.
강천산이 본래 광덕산으로도 불린 데에는, 남쪽으로는 광덕산이 ‘ㄷ자'형태의 산줄기가 계곡으로 이어지면서 천봉만학(수많은 봉우리와 골짜기)의 산수미를 자아내는 산이었기 때문이다.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강천산(583,7m)은 봉우리마다의 아련한 전설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굽이굽이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를 예사로이 바라볼 수 없던 그는 강천산 사랑에 젊음을 바쳤다.
인근 내장산이나 백양사의 명성을 강천산에도 얹어놓기 위해 그는 고민했다. 85년 40대 중반의 나이에 강천사 근무를 시작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강천사 주변 경관 정비였다. 잡목과 잡풀을 베고, 눈에 잘 보이는 곳으로 나무를 옮겨 심고, 취로사업을 하고, 등산로를 새로 만드는 등 십수 년 간 그는 강천산과 함께 했다.
관광객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내장산 단풍보다 더 멋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의 뿌듯한 마음은 이루 표현을 다할 수가 없었다. 그 기쁨을 소리쳐 말하고 싶었다.
그는, “전국 잘 나가는 그 어떤 공원도 자연적인 경관이 수려한 강천산을 흉내 낼 수 없다”며, “자연 그 자체를 지키는 것만이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최고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모든 문제의 대안이 될 때가 있다. 사람만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때가 있다. 바로 그의 노력이, 잠 못 이뤘던 밤의 그의 고민의 한 몫이 지금의 강천산을 관광객 200만 시대로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주민은 많지 않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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