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순창지사장 하지종
정부에서는 지난해 말 경제특구 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인 의료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법률을 통과시켰고, 의료산업화 전략이란 명제아래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영리법인병원과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하여 해외로 유출되는 의료비를 억제하고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의료산업화는 영국에서 1970년대에 석유파동과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사회보장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실업자들로 인한 사회복지비의 과다한 지출로 복지국가의 위기론이 대두되었을 때 철의 여인 대처 수상이 신자유주의 이념에 입각한 사회보장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민보건 서비스부분에 민간병원의 설립을 장려하고 의료부문에 내부시장 개념을 도입하여 시장원리를 강화하면서 시작되었다.
영국은 의료보장이 우리의 의료급여와 같이 국가에 의하여 의료서비스(NHS방식)가 100% 제공되기 때문에 민간영리병원 설립되어 운영되더라도 공공의료시설이 튼튼하여 공공의료의 보충적인 성격인데 반하여 우리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4%에 불과하여 영리법인 의료기관 운영이 허용되고 민간의료보험이 도입되면 공적보험의 위축과 공공의료의 공백이 우려된다.
여기에 발맞춰 민간보험업계는 영리병원의 비싼 의료비를 명분으로 민간의료보험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에 나설 것이고, 건강하고 고액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고소득층은 민간의료보험을 선호하는 한편 건강보험을 임의가입제도로 변경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가난하고 질병이라도 있는 저소득층은 민간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고액보험료를 요구하거나 받아주지 아니하여 영리병원에서 치료의 길이 막혀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될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이 내고 있는 건강보험료가 이들에게 전가되어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민의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민간보험은 이윤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계약자의 생로병사를 보장해 주기보다는 보험자 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의 30% 이상 보험회사 운영비로 소요되고 주주이익도 챙겨주어야 하는 반면, 건강보험의 관리운영비는 총 재정의 3.5%를 밑돌고 있다. 어느 쪽이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제도인가를 단편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의료산업화와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앞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현재 56.4%에서 80%까지 높여 공적보험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영리법인병원 도입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소화를 위하여 공공의료시설을 30%이상 확충하여야 한다. 보건기관의 기능을 강화하고 도시지역 보건소는 종합병원 수준으로 확대하여 진료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 성공적인 운영으로 평가받고 있는 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을 광역자치단체로 까지 설립을 확대하여 건강보험 진료를 담당하는 중심병원으로 육성해야 한다. 우수한 공공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국립의학사관학교 신설도 검토해 봐야 한다.
양ㆍ한방의료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사회적 환경, 보건의료체계의 특성을 살려 상호 협력을 통한 새로운 진료영역을 구축 할 때 세계적인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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