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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굿과 마포

2013년 07월 16일(화) 17:16 [순창신문]

 

↑↑ 순창문화원장
김기곤

ⓒ 순창신문

삼굿이라 함은 삼 껍질을 벗기기 위해 찌는 구덩이나 큰 솥을 삼굿이라고 국어사전에는 기록되어 있다.
1960년대 전후하여 우리지역의 각 마을에는 삼굿 터가 있어 7월 중순 즈음에는 삼을 베어 이곳 삼굿에서 삶아 껍질을 벗기는 일과가 시작된다.
삼의 껍질은 삼베를 생산하는 원료이기에 1960년대는 농촌 집집마다 길쌈을 하므로 삼과 무명을 재배하였으며, 삼과 무명은 농가 소득에 많은 보탬을 주었다.
이른 봄에 삼을 심어 7월 중순경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삼나무를 대나무로 삼 잎 따는 칼을 만들고, 낫으로 삼나무 제일 아랫부분을 베어 대칼로 잎을 치고, 빳빳한 삼나무는 다발로 묶어 삼굿으로 가져가 차곡차곡 쌓아놓고 흙을 덮는다. 밑에서 불구멍을 내어 장작을 태우면 자갈이 달구어지는데, 일정한 온도에 도달했을 때 갑자기 찬물을 붓는다. 뜨거운 돌에 닿은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위로 올라와 세워둔 삼대가 익게 된다. 물을 부어도 증기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가 될 때까지 삼을 익힌 뒤 흙을 헤치고 삼을 꺼내어 껍질을 벗긴다. 하얗게 껍질이 벗겨진 삼대를 '저릅대'라고 부르며 이 저릅대는 말려서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울타리를 세우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벗겨진 껍질은 주인이 모두 회수하여 빨래 줄에 널어 말리게 되면 이것이 삼베 생산의 원료가 된다.
마을마다 삼굿은 마을에서 가장 시원한 정자나무 근처에 걸어 놓고 삼을 구어 내기에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언제나 시끌벅적 하였다.
불을 때고 난 후 어떤 이는 하지감자를 한 소쿠리 들고 와서 화덕에 구워 나누어 먹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건만 이제는 그 흔하던 삼굿도 삼나무도 구경할 수 없는 현대에 이르러 아쉬움이 크다.
이곳에서 생산한 삼 껍질은 잘 말려서 모기가 극성한 농촌에서 밤이면 등불을 밝혀놓고 모기 퇴치용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당에 모여 품앗이로 삼 째기 작업을 한다.
그 시절에는 모든 노동력이 품앗이로 상호 처리하게 되었다.
각 가정마다 삼재기가 끝나면 역시 품앗이로 삼삼기를 하며, 삼삼기는 삼을 길게 이어가는 작업이다.
삼삼기가 끝나면 삼 잦기다. 길게 이어진 삼을 물레에 삼을 잦는다.
잦는다 함은 가락지에 산죽 잎을 속에 넣고 배배꼬며 물레로 잦으면 이것을 돌 것에 돌려 길게 만들어 삼의 껍질을 베끼기 위하여 양잿물과 잿물에 삶게 되며, 팔팔 끓여 물에 빨면 하얀 실타래가 되어 나온다. 이것을 다시 세려 풀칠하는 과정을 거쳐 베틀에 올려 베를 짜게 되면 삼베가 생산된다.
삼베는 필(20m)로 끊어 시장에 팔기도 하고 수의도 제작하는 등 좋은 재로가 된다.
여름에 시원한 삼베옷은 농촌에서 최고급의 옷이었다.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수십 년 전 부터 이러한 길쌈을 대대로 하여 왔기에 농촌에는 길쌈하는 풍속이 많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일론 옷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 우리들이 대대로 이어온 길쌈은 치명적인 강타를 당해 그 자취가 점점 사라지더니 오늘날 마을마다 걸려 있는 삼굿은 한 개도 찾아 볼 수 없으니 너무나 아쉬움이 많다.
할머니 그리고 어머님이 지어주신 삼베옷, 이제 누가 지어줄까?
옛 풍습으로 돌아가 우리 마을에 삼굿이 다시 생겨 김을 내 품으면 좋겠다.

순창신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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