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한번 앓아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감기의 증상은 다른 질병의 증상과 어느 시기에는 거의 분별할 수 없는 것이 상당히 있다.
장티푸스 초기나 홍역 초기, 또는 폐결핵 시초 등은 감기와 흡사하므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치료 시기를 놓쳐 대사를 범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의 감기의 특징은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혹은 위장장애로 체력이 쇠약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배가 안 고프다, 식욕이 없다, 때로는 위장에 통증이 있다든가 설사를 하는 일이 있어 위장장애로 오진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감기라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은 갑자기 찬 공기를 쐬었다든가 비에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든가 하여 체온의 불균형이 무너진데 다가 코, 목구멍, 기관 등의 호흡기관에 담증이 생긴 상태를 통틀어 일컫는다.
그런데 감기에 대한 연구가 점점 진보되어감에 따라, 그 정체라든가 원인이 상당히 자세하게 밝혀지고 있는데, 주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알레르기, 자율신경실조증 등의 다섯가지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가장 많다고 한다.
감기의 합병증으로서 가장 많은 폐렴은 그 95%가 세균의 2차 감염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가장 문제되는 것은 유행성 감기이다.
20세기 초에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은 수천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키고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고 한다.
최근에도 홍콩 독감이니 필리핀 독감이니 하는 것이 해마다 찾아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또 중국 송대에 씌어진 화제국방에서는 유행성 감기를 상풍 또는 온역이라고 일컫고 보통 감기와 구별하고 있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이와 같은 구별에 구애받지 않고 상한론의 음, 양,허, 실, 한, 열로 병상을 분별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체력이 있고, 열이 심하며,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양이고, 열이며 실에 속하는 병상으로 본다.
이와 반대로 체력이 쇠약하고 열도 미미하며, 그다지 고통을 호소하지는 않으나 오한을 느끼는 것은 음이고, 한이며 허에 속하는 병상을 보고, 각각 처방을 달리 쓰도록 하고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양증(陽證), 음증(陰證)의 사고방식을 원용(援用)하여 같은 감기에도 붉은 감기와 푸른 감기가 있고, 또 고혈압에도 붉은 고혈압과 푸른 고혈압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붉은 감기라는 것은 한방에서 말하는 양실증의 감기이고, 푸른 감기라는 것은 음허증의 감기에 해당한다.
붉은 감기의 경우는 환자의 안색이 붉게 열상을 보이고, 푸른 감기의 경우는 비록 열은 있어도 오한이 있고 안색이 파랗다. 이것은 한방의 음증, 한증, 허증에 해당한다. 흔히 노인에게 나타나는 무력성 폐렴은 이 음허증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약이라고 이름 붙은 것은 세계에 3천종류 이상이나 있는데, 특히 피린제나 항생물질에 대하여 민감한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에게는 양약보다 한방약이 좋은 것같다.
한약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근래에는 엑스제나 과립상의 한방약이 많이 시판되고 있으므로 쉽게 복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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