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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천 쌀문화축제와 국내산 쌀 농업의 과제

쌀농업의 미래, 이천쌀문화축제에서 찾다

2013년 10월 16일(수) 09:50 [순창신문]

 

이천 쌀문화축제는…

경기도 이천에는 임금님표로 유명한 ‘임금님표 이천쌀’이 있다. 이천은 1995년 처음, ‘임금님표’라는 쌀 브랜드를 가지고 이천을 전국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9년 이천 농업인들은 이천쌀 생산의 기쁨을 자축하는 자리를 마련, 농업인 쌀 축제 한마당을 열었다.
2001년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 된 ‘햅쌀’ 축제가 열리면서 이천 임금님표 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이천 쌀축제는 2004년 예비축제를 거치면서 쌀 뿐만 아니라 농경문화에 대한 컨텐츠를 공유하기 위한 이천쌀문화축제로 명칭을 변경, ‘농촌관광팀’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판매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에는 이천 농산물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해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했다. 2005년 유망축제였던 이천쌀문화축제는 2008년 우수축제를 거쳐 2013년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2011년에는 ‘임금님표 이천’이라는 농산물 통합브랜드를 만들어 농산물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안전한 먹거리에 대해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했다.
이천시의 쌀문화축제는 모든 농산물에 대해 브랜드가치를 지니며, 매년 9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농산물 부문 전국 1위를 석권하고 있는 상태다.
이천 쌀은 복숭아와 더불어 이천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이천시는 이천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쌀 수확기인 10월 이천쌀문화축제를 설봉공원에서 열고 있다. 올해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5일간 열린다.
쌀문화축제가 열리는 축제 현장에서는 전통문화와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마당에서부터 농경마당, 동화마당, 풍년마당, 놀이마당, 기원마당, 문화마당, 쌀밥카페와 햅쌀장터, 주막거리 등이 테마마당으로 운영된다.
또 추수감사제와 짚풀공예 체험, 쌀요리 경연대회나 가마니 지게지기 등의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될 계획이다.
축제장 맨 앞 입구에 연출될 풍년마당에서는 이천의 거북놀이 등의 전통문화를 보여주고 체험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북놀이와 추억열차, 전통혼례, 무지개가래떡만들기, 대동놀이 등이 펼쳐진다.
농업인들의 마음을 담은 풍년마당에서는 ‘아리’라는 마스코트가 관광객들을 반겨 기쁨을 선사할 예정이며, 아리 마스코트는 특히 아이들에게는 인기만점이다. 또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거북이와 거북이를 끌고다니는 허수아비는 축제장에서 단연 인기다.
‘이천시는 몰라도 이천쌀문화축제는 널리 알려져 있다’는게 이천시청 관계자의 말이다. 쌀문화축제를 통해 이천시의 역사부터 이천 쌀의 변천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축제장을 찾는 즐거움의 하나다. 전국에서 가장 쌀 맛이 좋다는 이천 쌀을 보고, 즐기고, 먹어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은 쌀의 종류와 품종은 물론 쌀로 만든 다양한 음식의 종류와 벼가 자라는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와 농경문화를 알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용 줄다리기 대동 한마당.

ⓒ 순창신문

↑↑ 이천명 가마솥밥

ⓒ 순창신문

↑↑ 벼탈곡체험

ⓒ 순창신문



이천쌀문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과 대동 한마당


이천 쌀문화축제는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대동 한마당 분위기를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깃발과 소원지 등 신명나는 기운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들이 축제장 곳곳에 베어있다.
특히 딱딱할 수 있는 개막식을 마당놀이 형태로 전환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타 지자체축제와 다른 점으로 알려졌다.
축제장마다 즐비하게 늘어선 몽골텐트 대신 덕석을 깔고 먹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특징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역에서 치러지는 지역축제가 요즘은 지역민들만을 위한 축제가 되지 않고 있다. 덩치만 불어난 지금의 지역축제는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라기보다는 지자체장 얼굴 알리기와 지자체 알리기에 중점을 둔 축제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이천쌀문화축제는 주민자체에서 주민들의 잔치를 즐길 수 있는 주민참여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관광객들 위주의 축제라는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는 한편 관광객들을 위한 대동놀이의 한마당 구성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는 섬세함이 있다.
특히 주막거리의 식당메뉴가 다양하고 관광객들이 즐겨 찾을만한 음식을 대표음식으로 정해 동일한 가격을 책정, 관광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방법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이천쌀의 이미지 제고와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이천쌀밥 명인전과 가마솥 이천명 분의 햅쌀 밥, 무지개 가래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은 이천쌀축제의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는 대표프로그램이다.
이천쌀축제를 찾는 관광객들 중에는 외국인관광객도 상당수다. 군부대나 외국 어학원, 대사관 등의 협조를 얻어 유치하는 외국관광객이 아니라 축제를 보기위해 자발적으로 찾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점이 타지자체 축제와 다른 점이다.
지자체축제에서 단체관광객유치를 위해 기관끼리 협력해 수천명씩 동원되는 축제 행태가 지자체축제에서 지적되는 부분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축제에서의 관광객수는 축제를 평가하는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천쌀문화축제는 제58회 IFEA(세계축제협회) 총회에서 응모한 6개 전 부문에서 '피너클 어워드(Pinnacle Awards)'를 수상하기도 했다.
피너클 어워드 부문별 수상은 메인행사인 '가마솥밥~2000명! 2000원!'이 이벤트와 축제 포스터 분야에서 금상, TV광고 등 3개 분야에서 은상, 배너 분야에서 동상을 각각 차지했다. IFEA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천500여개의 축제가 출품돼 피너클 어워드를 두고 경쟁을 벌인 행사였다.



쌀농업의 미래, 이천쌀문화축제에서 찾다

이천쌀문화축제의 주역 양봉직 축제담당

↑↑ 이천시청 양봉직 축제팀장

ⓒ 순창신문

도공들이 많고 도예특성화고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도자기가 유명한 이천시에는 양봉직 축제계장이 있다. 한 두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지역을 달라보이게 할 수 있듯이, 양 계장의 열정은 남달랐다.
1994년부터 축제 담당을 해왔다는 그는, “쌀 축제는 쌀을 파는 축제가 아니라, 재밌게 풀어가는 대동놀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천 축제에는 무대, 가수 이런 것이 없는 축제”라고 강조하며, “시간나는 정도에 따라 11개 마당에 언제라도 가서 신명나게 놀다가 장터에서 맘에 드는 것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축제”라고 덧붙였다.
축제라는 말을 쓸 수는 없지만 1999년경부터 농업인들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맛보면서 농업인들 서로가 위안을 얻는 축제를 해왔다. 그러다 2001년, 자축행사로만 끝나던 축제를 외지인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도자기 말고도 농촌을 살릴 수 있는 쌀에 착안, 농촌관광이라는 말을 만들어 마을별 프로그램과 함께 쌀축제를 열었다.
농촌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기본 생각 속에서 시작한 이천쌀문화축제는 처음 햅쌀축제로 시작했다. 농협 등지에서 지원을 받아 논에서 직접 축제를 했는데, 비가 오면 논에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축제장이 공원으로 옮겨졌다.
우천시에 축제를 할 수 없는 단점 때문에 축제장이 공원으로 옮겨지기는 했으나, 이천쌀축제는 1회 때부터 도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은 장점도 있었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안겨주는 축제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축제장에서 쌀을 포대로 담아 쌓아놓고 쌀을 팔기 위한 축제라는 생각을 주는 것은 농촌다운 것도, 축제다운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도정기부터 축제장에 갖다 놓고 관광객들이 보는데서 쌀을 찧어 진정한 농경문화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게 축제라고 생각에 그렇게 했다’는 양 계장은 ‘축제에 미쳤다’는 얘기를 주변사람들로부터 들었다.
다른 공무원들한테는 ‘힘든 일을 찾아서 한다’는 원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천쌀문화축제를 말할 때 축제관련 교수들은 ‘지자체 축제가 이천쌀문화축제 정도는 돼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강의를 한다고 한다.
뚜껑만 해도 100kg이 넘는 가마솥 솥뚜껑의 가마솥에서 하는 밥은 2천명이 먹을 수 있어 햅쌀밥 2천명분 시식은 쌀문화축제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열리는 이천쌀문화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대동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차별화된 축제를 연다.
특히 올해는 대동 놀이마당을 더 확대해 우리나라 고유놀이인 강강술래 등의 놀이로 ‘재밌게 놀다가는 축제’, ‘다시 찾고 싶은 축제’가 되게 할 전망이다. 축제장을 가면 ‘3번 짜증이 나는 지자체축제’라는 말이 있다. 주차를 못해서 짜증이 나고, 무대는 화려한데 이름없는 가수 일색이라 짜증이 나며, 먹거리, 구경거리, 살거리가 없어서 짜증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천쌀문화축제는 세 가지의 짜증거리를 해결해 주목받는 축제가 되고 있다. 주차시설이 양호하고, 기획사를 통한 무대와 가수 초청이 없으니 관광객들을 실망시킬 일이 없으며, 먹거리, 구경거리, 살거리가 어떤 축제보다 풍부하다.
5일 동안 열리는 최우수축제인 이천쌀문화축제의 총 예산은 7억 5천만원에 불과하다.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대동 한마당 놀이’축제가 지자체 축제의 진수를 보여준다. ‘돈 안드는 축제’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된 이천쌀문화축제의 성공 뒤에는 양 계장이 있다.
인삼 축제의 홍보비도 안 되는 돈으로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이 대안이 되는 시대에 양 계장의 숨은 노력은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 전반에서 두각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가마솥 햅쌀밥 짓기’ 프로그램을 하기위해 양 계장은 쌀값과 김치 겉절이 값 정도로 흥정을 끝낸다. 할 만한 사람을 찾아 ‘참여해달라’ 부탁한 후에 참여의 정신이 얼마나 보람되고 값진 것인지를 보여주고 깨닫게 해준다. 다음해부터는 참여자가 먼저 나서서 참여한다고 말한다.
이 때 양계장은 반드시 최소 금액이나 재료비 정도에 그치는 금액임을 내세워 인사와 함께 선입금을 우선으로 ‘봉사’임을 상기시킨다. 처음에는 ‘돈 안되는 일을 왜 하냐’고 묻던 사람들이 ‘보람’을 알자 이제는 참여를 못하면 오히려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해마다 축제 때면 87개 단체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짜 진행에 앞장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 사람의 힘으로 시민의 축제를 만든 것이다. 참여하는 시민단체들도 지금은 참여하는 자체가 ‘행복하고 재밌다’고 말하고 있다.
쌀을 통해 즐거운 사람들, 쌀축제를 하면서 농경문화를 다시금 배우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 이천쌀문화축제는 우리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모여드는 우리의 문화 축제다.
생명산업인 쌀 산업의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쌀과 밥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면 농업인과 소비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농업인들의 양심과 자긍심의 신뢰가 저절로 소비자의 발길을 이끌기 때문이다.
논에서 갓 수확한 나락이 도정기를 거쳐 쌀이 되고, 그 쌀이 밥으로 지어져 맛을 볼 수 있는 쌀과 밥이라는 생명줄을 도시에 사는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는한 농업인의 할 일은 끝나지 않는다. 축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로 연결되고, 서로 신뢰하며, 서로의 건강을 위해 고됨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은 미래를 볼 수 있다.
축제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에게는 철저한 교육을 시켜 완벽한 진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독려하면서 투명한 축제를 강조하는 이천쌀문화축제....
축제실행계획서를 보여주면서 ‘돈 안드는 축제’, ‘저비용 고효율의 축제’를 만들자고 호소하는 양 계장 앞에 ‘돈이 적어 안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또 축제를 성공시키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절’이었다. ‘짜증나서 축제장에 들어서는 사람에게도 축제장을 나서는 사람에게도 무조건 인사해라’, ‘친절은 최고의 무기다’라는 말 등으로 친절을 교육시킨다.
‘인사를 하면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양 계장의 뇌뢰엔 ‘지자체 축제의 정체성’과 성공하는 축제의 방법론이 전부 담겨있는 듯 했다. 양 계장에겐 ‘대충’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한편 우리나라 지자체축제에서의 문제점 중 하나는 지자체들이 서로 단체인원을 동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문객 수 추산이 황당하게 부풀려지고 있어 정확한 자료가 요구되고 있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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