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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우리, 반성하자”

2013년 10월 16일(수) 09:19 [순창신문]

 

ⓒ 순창신문

사람들이 시골에 사는 것을 꺼리는 이유중에 하나가 ‘시골은 문화생활을 못한다는 것’이다. 문화공간도 부족하고 문화시설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문화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시설인 영화관, 미술관 등이 시골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씩 시골에도 문화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가까운 완주나 장수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관 등이 들어서 주민들의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영화관이 들어서기 위한 작업들을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영화관 부지 선정 문제에서 행정과 주민간의 마찰이 일면서 영화관 건립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관 건립부지가 ‘넓어야 한다’는 행정의 입장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중앙로 상가 밀집지역으로 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맞섰었다. 그런 가운데 행정에서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행정에서 원하던 방향으로 부지매입을 결정해 결국 ‘넓은 땅’을 매입하기로 하고 매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행정의 밀어붙이기식 결정 방법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주민공청회’같은 주민 여론 수렴의 절차가 없었던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방자치가 시행된지 십수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우리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통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거버넌스의 개념도 말 뿐이다.
거버넌스는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지방자치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거버넌스 실현은 멀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는 오류투성이다. ‘자치단체장의 장기 집권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책을 시행하는데 주민의견 수렴을 얻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장기집권이 잘못된 것은 ‘독재’로 흐르기 쉽기 때문이다. 독재는 민주의 반대 개념이며, 주민이 주인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가 주민 모두를 차별받지 않는 세상으로 이끄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장기집권은 독재로 보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민주적인 결정방식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니 심각한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독재를 막기 위해서 4~5년마다 투표를 하면서도 정작 그 이후의 정책결정 방식에 대해서는 민주적인 적법성을 따지지 않는다.
그런데 가까운 일본에서는 우리와는 반대의 방식으로 살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장기집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기집권은 반드시 독재와 일맥상통한다는 논리가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장기집권을 문제시하지 않는 일본이 문제로 삼는 것은 정책 운영 방식이다.
장기집권이 무조건 나쁘다는 논리가 일본인들에겐 통하지 않지만. 그들이 중요시하는 것은 운영 방식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의 문제를 두고는 결코 관대하지 않다.
즉, 투표라는 형식적인 민주주의보다는 생활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실제적 민주주의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형식적 민주주의에 만족하는 나라이고 일본은 실제적 민주주의에 만족하는 나라다. 민주주의란 투표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게 아니라 주민 스스로 통치하고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우리 지역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해 두 개의 답이 나올 것이다. 지역의 토호세력들은 형식적 민주의의에 만족한다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주민들은 실제적 민주주의에 만족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주의는 투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주민 편의의 제도를 강화하고 그런 제도에 맞는 의식 구조를 주민들이 먼저 갖춰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야만 차별이 없는 민주주의가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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