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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건물 부수는 것이 능사 아니다

일본 공동 취재를 다녀와서

2013년 09월 24일(화) 21:49 [순창신문]

 

↑↑ 이정화 취재부장

ⓒ 순창신문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전국의 주간지와 일간지를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통한 지자체경제활성화’를 주제로 지난 6월경 공모사업을 벌였다.
이에 금과면 매우리의 ‘설공찬전’에 대한 문화예술 개발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한 순창신문이 공모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선정 신문사는 총 11개 신문사로 전북권에서는 전북일보와 순창신문이 해당됐다. 선정된 11개 신문사의 기자들은 ‘문화예술을 통한 지자체 활성화’라는 공동기획 주제를 가지고 서울과 인천, 일본 가나자와와 오카야마, 나오시마 지역을 취재했다.
공동기획 주제 자체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지자체 경제 활성화에 있어서인지 국내와 국외 취재시에 수없이 보고 듣고 한 단어가 문화와 예술, 창조도시, 창조경제 같은 용어들이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새시대를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문화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에서 ‘창조경제’에 대해 기조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중앙지를 비롯한 지역 일간지들은 창조경제를 언급한 박대통령을 1면 탑으로 실었다. 이것을 본 독자들은 박수와 비난 중 어떤 쪽을 택했을지 궁금했다.
대통령까지도 일본의 문화와 경제 프레임을 답습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서였다. ‘창조경제’는 지금 일본에서 한창 뜨고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창조경제를 현실화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구 및 유럽, 동남아권에서는 일본을 문화예술을 접목한 창조도시 건설 국가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본에서 앞서가고 있는 창조도시, 창조경제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지를 따져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보다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들에 대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 입안과 시행에 있어 오류의 최소화를 꾀해야 한다.
학자들의 입을 통해 나오던 말들이 이제는 대통령에게서까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금의 이러한 패러다임에 대해 우리는 무조건적인 수용을 경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은 지금 엄청난 불경기를 겪고 있는 나라다. 일본인들은 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회기간산업의 민간위탁 경영으로 우리나라 2~3배를 넘는 교통비와 고물가에 일본 자국민들의 소비는 더 위축되고 있다. 기차나 버스 등의 교통비와 식료품, 공산품 등 모든 물가가 높아 일본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런 일본이 살 수 있는 비상구는 문화밖에 없었다. 문화를 접목한 창조경제, 창조도시 건설은 고물가와 실업율이 높은 일본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일본 나오시마라는 작은 섬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을 불러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건축물을 짓고 그림을 그려 세계인들이 찾는 예술의 섬을 만들었다. 창조도시를 만든 것이다. 날마다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로 인해 일자리가 창출되는 창조 경제를 실현한 롤 모델 지역이 됐다.
여기서 우리가 성공한 주변국가들의 창조도시 건설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실정에 맞는 선택적인 수용이 전제돼야 한다. 예를 들면 시대가 변하면서 용도가 맞지 않거나 노후된 건물이 있을 때 무조건 부수고 보는 우리나라는 분명 주변국가와 다르다. 일본의 경우는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일을 경계하고 있다.
폐가를 활용해 미술관을 만들고, 미술관을 통해 마을사람들의 일자리가 생겼다. 일자리가 생기자 마을에는 활력이 넘쳤다. 젊은이들은 고향을 지키기 위해, 노인들은 건강한 노후를 즐기면서 자신들의 고향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일본 나오시마 섬사람들의 이야기다. 쇠락해가던 섬이 예술로 활기를 찾은 사례다. 지역공동체적 삶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성공 스토리이다.
우리는 여기서 선택적인 수용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무엇을 수용해 적용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제시되고 있는 창조경제나 창조도시를 떠나 우리식의 창조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고령화 돼 활력이 사라지고 있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우리식 창조도시는 폐가를 활용한 미술관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곁에 늘 있어왔던 우리의 문화, 우리의 삶과 생활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위에 우리만의 창조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구 노인복지관 등 건물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낡은 건물들이 읍에는 산재해 있다. 기존의 낡은 것들은 모두 폐기처분돼야 할 건물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나마 주민들이 사용했던 공공건물들의 경우는 해체의 대상으로 관심이라도 받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 문학적 유산이 되고 있는 설공찬전의 배경지인 매우리 마을의 정자 등은 행정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 문화유산을 토대로 쇠락해가는 금과면을 새롭게 창조할 창조도시, 창조경제에 대한 복안이 군에는 없다.
문화를 통한 창조도시 건설이 국가를 초월한, 같은 운명에 놓인 지역공동체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문화적 자원이 된다는 점을 군은 간과하고 있다.
우리 실정에 맞게 재창조된 문화는 효용성이 클 수밖에 없다. 효용성이 커지면 효율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주변국가의 성공 패턴을 우리문화에 맞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무분별한 수용에서 오는 오류는 최소화할 수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나 활력있는 지자체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에 ‘외국문화의 정책적인 답습’이 아닌 진정한 우리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된 창조적인 의미의 창조도시 건설을 위해서 무엇이 선행돼야 하는지를 정책 입안자는 고민해볼 일이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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