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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봉사하는 마음이 우선이죠” 박미옥 순창읍 동은 3마을 이장

2013년 02월 05일(화) 21:18 [순창신문]

 

ⓒ 순창신문

마을 이장 선거의 풍속도가 회자될 만큼, 지역마다 마을마다 이장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많은 요즘 이장선거 세태에도 불구하고 이장을 맡을 사람이 없던 동은3마을 대석아파트 는 박미옥(57) 씨가 이장직을 맡고 있다.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으면 힘들어서 못할 것 같다”는 박 이장은 요즘 힘든 가운데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 딸만 셋인 박 이장은 대구가 친정인 경상도 아줌마다.
서울에서 살다가 인재숙을 보고 귀농해 큰 딸을 서울대에 보내는 집안의 광영을 얻고 둘째도 명문대에 입학시키는 기쁨을 누렸다. 막내딸은 올해 제일고에 입학했다.
‘지역주의가 강하고 외지인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탓에 지난 2005년 귀농 당시 몇 년간은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던 박 이장의 얼굴에는 잠시 그늘이 졌다.
밖에 나가도 친구가 없어 뭐든지 시간만 되면 배우려고 교육장을 쫓아다닌 탓에 지금은 사람들도 알고 친구도 생겼다. 예전같지 않은 순창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는 박 이장이 이장생활의 단면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읍 썬마트 옆에서 ‘미치코런던’이라는 브랜드로 새롬 교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이장은 136세대가 되는 대석아파트의 여성 이장이다.
“아파트는 면 단위 마을처럼 마을방송 한 번만 하면 주민들이 금새 모이는 곳이 아니라 더 힘들다”는 박 이장은 “봉사한다는 기본적인 마음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령층이 많은 면 단위 마을에서는 보통 새벽에 방송을 한다. 농사일을 위해 들판에 나가는 사람들은 새벽밥을 먹고 나가면 해가 저물어야 집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읍 대석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30~40대의 젊은층이 많다. 행정 관련 전달 사항이 있어도 아침 일찍은 방송을 할 수가 없다. 일찍 방송을 하기라도 하면 여지없이 민원이 들어오고야 만다. 아침잠을 못 자게 했다는 게 이유다.
전달사항이 있을 때는 저녁 8시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밤 10시에도 귀가하지 않는 가구가 있어 확인하고 일일이 전화로 알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요즘은 집집마다 차량이 늘어 단지 내 주차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때문에 박 이장은 심각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해 주차비를 받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깨끗한 대석아파트를 위해 고물상과 연계해 ‘쓰지않는 책’ 등의 방문수거를 현실화시키기도 했는데, 주민들이 전화만 하면 고물상에서 가정까지 직접 방문해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대석아파트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되고 있는 마을의 하나로, 자치회의를 통해 주요사안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자치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대석아파트의 자랑이 되고 있다. 행정과 관련되지 않은 주요 안건은 자치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장으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자치회의가 이장의 일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란다.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별로 일이 없고, 찾아서 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일이 쌓여 있다”고 말하는 박 이장은 ‘이장을 해도 별로 할 일이 없으니 한 번 해보면 안다’는 주변 사람의 말에 솔깃해 이장직을 맡아 후회도 했다.
하지만, 힘든 것은 잠시 뿐 자신의 손을 빌리고자 하는 주민과 작은 일에 기뻐하는 이웃들을 보면서 고단함보다는 보람이 더 커져가고 있다.
마을회관에 가서 주민들을 위해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하고, 행정에서 전하는 사안들을 최대한 빨리 알리는 일이 이장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박 이장은 주민을 위한 일에 365일을 전부 내놓아도 아깝지 않다.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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