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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오면 조기 구워줘야죠” 순창시장에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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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오면 조기 구워줘야죠” 순창시장에 먼저 찾아온 한가위

추석 대목 맞은 시장, 가격표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장바구니

2026년 09월 23일(수) 18:18 [순창신문]

 

ⓒ 순창신문



“이건 얼마예요?”

“큰 갈치는 2만원, 3만원씩 합니다.”

“조기는 얼마나 하나요?”

“참조기는 20마리 묶음에 10만원이에요.”

21일 오전 순창시장. 추석을 닷새 앞둔 시장에는 가격을 묻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수산물 좌판 앞에 멈춰 선 손님들은 생선의 크기와 상태를 살폈고, 상인들은 주문받은 물건을 골라 저울에 올리고 포장했다.

오징어, 꽃게, 갈치, 문어, 조기 등으로 가득했던 좌판은 손님이 다녀갈 때마다 조금씩 빈자리를 드러냈다.

“많이 파셨네요.”

상인에게 말을 건네자 대답이 돌아왔다.

“살아있는 거는 싹다 팔았어요. 저기 재고만 남았네요.”

추석 대목을 맞은 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었다.

가격표 앞에 선 소비자들의 눈길은 신중했다. 명절 음식에 필요한 물건은 마련해야 하지만, 품목마다 가격을 확인하지 않고 장바구니를 채우기도 쉽지 않았다.

갈치는 크기에 따라 2만~3만원, 참조기는 20마리 한 묶음에 10만원이었다.

그럼에도 좋은 물건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한 상인은 “물건이 좋으면 엄마들 눈은 다 똑같다”며 “비싸도 상관없다”고 했다.

가격을 살피면서도 품질이 좋은 수산물은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장 안쪽을 둘러보던 A씨(65·적성면)의 발걸음도 조기 좌판 앞에서 멈췄다.

손주들이 추석을 맞아 집에 오면 구워줄 조기를 고르기 위해서였다.

“손주들 오면 구워줘야죠. 명절인데 맛있는 거 먹여야 안 쓰겠어요.”

A씨는 조기의 크기와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가격을 확인한 뒤에도 한동안 좌판 앞을 떠나지 않았다.

명절이면 평소보다 장을 많이 보게 되지만, 가족을 위한 음식만큼은 쉽게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 할머니의 마음이었다.

조기를 건네던 상인은 “명절 전이니까 어머님들이 해산물을 먼저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몇 마리의 조기를 고르는 장보기였지만, 상인에게는 추석 대목을 맞은 하루였고, A씨에게는 오랜만에 만날 손주를 기다리는 준비였다.

이번에 첫 번째 명절을 맞는다는 B씨(32·순창읍)는 “명절 준비하려고 시장에 나왔는데,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어서 좋고요. 오랜만에 시장에 오니 명절 분위기도 나고, 필요한 것들을 알뜰하게 장만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시장 한편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이 이어졌다.

원산지 표시를 확인하기 위해 나온 관계자들이 수산물 좌판을 차례로 살폈다. 진열된 상품과 표시 내용을 대조하고, 가격표 옆에 붙은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돼 있는지 확인했다.

상인에게 직접 원산지를 묻기도 했다.

명절을 앞두고 수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가 무엇을 사는지 알 수 있도록 원산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한쪽에서는 생선을 포장하는 비닐봉지가 바쁘게 움직였고, 다른 쪽에서는 “얼마예요”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 사이 수산물 좌판은 조금씩 비어갔다.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장에 나온 사람들.

추석은 아직 이틀 남았지만, 순창시장에는 이미 한가위가 들어와 있었다. 가격을 묻는 목소리와 생선을 고르는 손길, 가족에게 가져갈 장바구니가 시장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 이기암 기자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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