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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분들이 일을 안 하려고 해요” 현장에서 확인한 인력난

‘구인·구직데이 취업 박람회’ 9일 장애인 체육관서 열려
장애인 구직자도 발걸음…“일할 사람과 필요한 일자리 맞춰야”

2026년 09월 18일(금) 10:12 [순창신문]

 

ⓒ 순창신문



“교사 3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구직자를 만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이날 현장에서 더 간절했던 쪽은 어쩌면 사람을 찾으러 나온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

한쪽에서는 어린이집 교직원을 찾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요양보호사를 모집하고 있었다.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에서도 앞으로 필요한 생산·포장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사람을 찾는 곳. 한 공간에서 마주한 두 사람이지만, 서로를 연결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아 보였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관내 어린이집에서 근무할 교직원을 찾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고 했다.
필요한 인력은 모두 세 명. 담임교사부터 보조교사, 조리사까지 채용할 곳은 분명했다. 급여도 국가가 정한 보육교직원 호봉에 따라 지급된다. 조건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일자리다.
그런데 사람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을 직접 돌봐야 하는 데다 부모들과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한다. 아이들과 하루 종일 생활해야 하는 만큼 업무 강도도 만만치 않다.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젊은 분들이 좀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연령 제한은 없었다. 40대도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경력 있는 교사라면 더 반갑다고 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현장에서 원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 한 명’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사람. 결국 채용공고에 적힌 한 줄의 조건만으로는 찾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요양보호사를 찾고 있었다. 모집 인원은 2명. 요양보호사는 50대, 60대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종이다. 나이가 걸림돌은 아니었다. 문제는 역시 ‘일의 강도’였다. 야간근무가 있고 교대근무를 해야 한다. 돌봐야 하는 어르신들이 중증 환자인 경우에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필요하다.

“일자리는 있는데 와서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현장에서 나온 이 한마디가 순창지역 구인시장의 현실을 함축하고 있었다.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일할 수 있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 사람이 필요한 일자리의 숫자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아직 공장이 완공되지 않아 당장 사람을 뽑는 단계는 아니었다. 하지만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생산과 포장 분야에서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포장 업무에는 여성 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지역의 이주여성들도 채용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공장이 완공되기도 전에 사람을 찾는 이유는 하나다. 막상 공장이 가동된 뒤 사람을 구하려고 하면 늦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미리 확보해야 하고, 지역 입장에서는 기업이 들어와도 일할 사람이 없으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서로 달랐다. 어린이집은 교사를 찾았고, 요양기관은 요양보호사를 찾았다. 제조업체는 생산과 포장 인력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이야기는 이상하리만큼 비슷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찾아온 장애인 구직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구직자들은 채용 안내문을 꼼꼼히 살펴보거나 기업 관계자에게 근무조건과 업무 내용 등을 묻는 등 진지한 표정으로 상담에 임했다.

기업 역시 한 명의 구직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채용 조건과 업무 내용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상담을 이어갔다. 장애인 구직자들에게는 단순히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신의 장애 특성과 업무 수행 가능 여부, 근무시간과 이동 여건 등을 함께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지역에 일자리가 생겨도 그 일자리를 채울 사람이 없다면 기업의 고민은 계속된다. 반대로 지역에 일할 사람이 있어도 근무환경과 업무 강도, 자격요건 등이 맞지 않으면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순창의 구인난은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

/ 이기암 기자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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